도내요양원 운영 실태점검(1)
항의하면 '왕따'…대부분 저항없는 순한양 변신
생리현상 조절 편법악용 "인권 유린 행위" 지적

도내 일부 요양원에서 저항능력이 부족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식사량을 조절하는 등 사실상 '노인 학대'에 준하는 '입소노인 길들이기'가 자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요양원의 입소한 노인들 대부분은 가족에게 버림받았다는 상실감과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으로 삶의 의욕을 잃게 된다.

 하지만 일부 장애 정도가 경미한 노인들은 요양원 입소 초기 '음식이 맛이 없다'거나 '서비스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등의 민원을 요양원측에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요양원의 말을 잘 듣는 '순한 양'으로 변해간다.

본인이 떼를 쓰거나, 고집을 피울수록 자신에게 돌아오는 건 '무관심'임을 노인들도 곧 알게 되기 때문이다. 요양원의 '무관심'은 일상에서 '왕따'의 개념과는 다르다. 일부 부도덕한 업주들은 입소 초기 노인들을 길들이기 위한 가장 편한 방법으로 식사량을 조절을 시작한다.

특히 거동이 불편해 침대 생활을 하는 노인인 경우 대`소변 량과 직결되는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제주시내 A 요양원의 경우 고질적인 민원을 제기하는 노인들에게 "배식을 줄여라"라는 대표의 지시로 인해 식사량이 줄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요양원에 근무했던 B씨에 따르면 "요양원내 요양보호사들 역시 생계를 책임지는 또 다른 가장이기 때문에 대표의 부당한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요양원 입소 노인들의 대`소변 량이 늘수록 요양보호사들의 돌봄은 더 많이 필요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비양심적인 업주들 때문에 어르신들은 그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B씨는 노인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한 끼 식사를 이용, 대`소변 량을 조절하는 등의 심각한 인권 유린 행위는 "제주도내 상당수 요양원에서 일상화된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쪼가리 빵' 간식 역시 업주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이 같은 관행이 고착화된 것 이라는 주장이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인들에게 들어가는 돈을 아끼기 위해 '질'보단 '양'을 중요시 하는 일부 업주들의 비양심적인 행태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요양원을 한번쯤 방문한 적이 있다면 입소 어르신 대부분이 초췌한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 중증질환을 앓고 있다고는 하지만 매끼 정량의 식사가 제공되고, 신체 활동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르신들이 살이 빠지는 이유는 쉽게 설명 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어르신들에게 매끼 정량(2000cal/일)의 식사가 제공되지만 이는 식사량 전체를 섭취했을 때의 정량일 뿐 치아기능이 쇠퇴하고, 삼킴 장애가 심각한 어르신들 대부분은 제공되는 식사량의 절반도 섭취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때문에 적은 양이지만 어르신들이 먹기 쉬운 고칼로리의 식사가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 업주들은 이를 외면하고 저 품질 식재료 이용, 음식의 양만 늘리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는 입소 후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살이 빠지는 이유가 될 수 있고, 심각한 영양 장애를 겪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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