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선거 후보자를 대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후보 토론회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국제자유도시에 관련된 문제 등 지역문제가 공약의 내용으로 부각되기는 했다. 그러나 현안에 대한 진솔한 문제 제기라기 보다는, 도민의 정서에 영합하는 듯한 인상을 지워버리지 못한다.

물론 질문에 대답하는 절차의 한계성 때문임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질문과 답변의 내용이 보다 구체적이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아무리 현실적 문제라 해도 구체적인 대안제시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유권자의 감정을 자극하여 일반적 정서에 영합하려는 자세는 자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극단적인 표현과 모든 수식어를 동원하여 듣는 사람을 현혹하려는 작태도 마땅히 없어져야 한다. 알맹이가 없으면서도 마치 대답시간에 쫓겨 다 말하지 못하는 듯, 어물쩍 넘어가는 것도 모양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후보토론회를 개최한다는 목적 자체에 맹목적으로 매달려 그저 수박 겉 핥기 식으로 지나가는 주최측의 무성의도 보기 사납다.

엄밀히 따져 이야기한다면, 공약은 주어진 기간 내에 그 지역 사회가 이룩해야 할 발전 방향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에 대한 접근은 진지해야 한다.

따라서 지역 현안에 대한 인식은 현재 무엇이 문제이며, 그 문제의 역사적 관련 사실, 그리고 대안과 입장 및 그것의 가능한 결과까지를 함축한 복합적인 의식의 형태이어야 한다.

후보 토론회는 후보자를 선택하기 위한 자료를 얻기 위한 것이지만, 지역 문제를 한 곳으로 집약하는 역할도 한다. 후보토론회를 주최하는 측이나 후보자 모두 이런 중요성을 인식하여 철저한 준비로 알찬 토론회가 됐으면 한다. 엉성한 토론회는 차라리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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