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대학교(총장 고충석)가 제주의 차세대 산업구조를 조준한 파격적인 실용학과 신설과, 현장 실무 노하우를 충실히 반영한 교육과정으로 대학 커리큘럼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정규 교육과정 이수자와 전통 학과를 중심으로 강의를 꾸려가는 도내 대학들과의 경쟁에서 어떤 성과를 낼 지 관심이 모아진다.

제주국제대는 내년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최근 대대적인 학제 개편을 단행했다.

'바이오패키징전공' 개설이 대표적인 예다. 국제대는 1~3차 산업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6차 산업이 제주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떠오름에 따라 해당 전공 도입을 결정했다. 디자인적인 포장뿐 아니라 생선과 육고기의 신선도 유지 기능 등 포장 소재를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하고 개발하는 학문분야다.

'금융기술학과'는 사람·상품·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목적으로하는 국제자유도시의 인프라로서의 금융기술을 가르친다. 금융과 IT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분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설된 것으로 대학 측은 설명하고 있다.

'호텔마이스경영학과' '소방방재학과' '레저스포츠전공' '스포츠재활학과' 등도 향후 수요가 늘 것으로 관심을 끄는 학과들이다.

자격증 준비생들이 많은 현실을 감안해 '공무원행정학과'와 '부동산법무행정학과'도 내년부터 문을 연다.

이번 학제 개편에서 제주국제대가 판단의 중심에 둔 것은 실용성이다. 

고충석 총장은  "어느 학교에나 있는 기존 학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당장의 취업처보다, 미래 산업구조에서 필요로 하는 학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주국제대는 실용학과 개설에 이어 현장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신설 학과의 교육과정 구성과 연구에 적극 참여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제주도관광협회, 제주공인중개사협회, 마사회 제주본부 등 여러 실무단체와 관련 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국제대의 이같은 광폭 행보에 우려의 시선도 제기된다.

제주지역에 인력 풀이 다양하지 않고, 정규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은 사람들의 실무 경험만 강조할 경우 대학 교육의 질과 강의 내용의 중립성 및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 총장은 "강의를 협업하는 추세가 많은 만큼 자격이 있는 강사진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실질적인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많이 들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 총장은 국제대의 전반적인 실용 개혁과 관련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시대가 변하고 있어 시도해볼만한 일이라고 판단했다"며 "신설 대학으로서의 살 길이면서 앞으로 대학이 가야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