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동물자원학과 폐지 따라 사육동물 매각 공고
원숭이·바라싱가 등 멸종위기종 매입자 찾기 난항
‘미니 동물원’폐쇄 소식에 도내 학부모들 “아쉽다”

▲ 제주고등학교 동물자원학과가 폐지되면서 동물동산에서 기르던 사육동물 처분에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동물동산 입구(사진 위)와 멸종위기종인 원숭이들. 문정임 기자 moon@jejumaeil.net

제주고등학교가 교내 사육동물 처분에 고심하고 있다.

올해 동물자원학과가 폐지되면서 동물동산(7만7000여㎡)에서 기르던 사육동물을 처분하기로 결정했는데 동물 수가 워낙 많은데다 멸종위기종까지 포함돼 있어 매입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고는 이달초 천연기념물 원앙 13마리와 멸종위기종 문조 10마리 등 조류 28마리를 제주대 야생동물보호센터에 기증했다. 또, 면 양과 백염소, 흑염소 등 4마리를 제주대학교 수의대학에 기증했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자자산처분시스템에 일반동물 275마리(2800여만원)에 대한 일괄매각 입찰공고를 냈다.

동물 수가 워낙 많아 입찰자가 있을 지 의문이지만 앞서 일부 종에 대해 매입의사를 타진해온 관광업체가 있어 우선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문제는 원숭이와 바라싱가(사슴과) 등 8마리의 멸종위기종이다. 이들의 경우 야생생물보호및관리에관한법률 등에 따라 적절한 사육시설을 갖춘 자에 대해서만 매각이 가능하다.

때문에 제주고는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교내 사육중인 모든 동물을 일괄 매입해 활용해 줄 기관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그간 일반에 개방되며 '미니 동물원'으로 사랑받아온 동물동산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도내 학부모 인터넷 카페 등에는 아쉬워하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제주고 관계자는 "관련 학과가 폐지됐고 한 해 사육비가 1억 5000만원 이상이 소요돼 불가피 처분을 결정했다"며 "하지만 시민들의 관람 욕구 등을 감안할 때 제주도와 같은 특정 기관이 일괄 매입해 활용해주면 좋겠다"는 의사를 조심스레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특히 멸종위기종의 경우 일반 개인에게는 사실상 매각이 어려워 학교도 곤란한 입장"이라며 "필요시 무상 기증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고 동물 일괄매각 건에 대한 입찰서 제출기간은 오는 17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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