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한 이야기·연기력 논란으로 결과 저조

"권력이란 처음의 뜻을 잃고 변하기 마련입니다. 전하께서 가장 큰 힘(권력)이 되실 것이기에, 저는 그 곁이 아닌 맞은 편에서 언제든지 부정한 선택을 하는 전하와 싸울 것입니다."(정명공주가 효종에게)

MBC TV 월화특별기획 '화정'이 29일 이름값에 못미친채 50부의 대장정을 마쳤다.

조선시대 선조 말기부터 광해군, 인조를 거쳐 효종 초기까지 다룬 이 팩션사극은 제목처럼 '화려한 정치'(華政)를 펼쳐보일 것으로 기대됐으나, 결과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화정' 50회는 정명공주(이연희 분)와 남편 홍주원(서강준)이 악한 세력을 처단하는 권선징악으로 이야기를 매듭지었다.

홍주원을 제거하려다 아들 강인우(한주완)을 죽이고만 강주선(조성하)을 비롯해 김자점(조민기), 소용 조씨(김민서) 등 악인들은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정명공주와 홍주원은 이후 자신의 곁에 있어달라는 효종(이민호)의 뜻을 물리치고 조정을 떠나 백성들 곁으로 돌아갔다.

드라마는 정명공주와 홍주원이 "내가 사라진다고 해도 결국 나와 다른 이름의 누군가와 이 세상을 움직일 힘을 움켜쥘 것"이라고 말하는 강주선, 김자점에 맞서 "다시 피를 흘릴 것을 알면서도 우리가 싸우는 것은 내내 군림하며 서 있기 위함이 아니라, 흔들리고 넘어져도 끝내 다시 일어서는 법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라고 일갈하는 내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화정' 마지막회 전국 시청률은 7.8%(이하 닐슨코리아)로, 나란히 막을 내린 SBS TV 월화드라마 '미세스캅'(13.2%)과 KBS 2TV 추석특선영화 '명량'(13.4%)에 밀렸다.

드라마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최고 주가를 올리던 차승원이 광해군을 맡은 것을 비롯해 박영규와 이성민, 김창완, 김여진, 박원상 등 뛰어난 연기력의 배우들이 중책을 맡았다는 점에서 상반기 최고 화제작으로 꼽혔다.

이연희와 서강준, 한주완, 인조 역의 김재원 등 젊은 배우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도 관심사였다.

그러나 4월 13일 시청률 10.5%로 출발한 드라마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고, 광해군이 퇴장하고 인조가 등장한 이후부터는 두자릿수 시청률도 좀처럼 지켜내지 못했다.

'화정' 부진은 대중매체에서 숱하게 소비된 광해군 당대를 출발로 삼은데다, 다수 사극을 집필한 김이영 작가가 풀어나가는 이야기나 대사가 진부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극을 관통하는 주인공 이연희가 방영 전부터 그의 연기력을 문제 삼았던 안티 시청자들을 잠재울 만한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10월 5일부터는 최강희·주상욱 주연의 '화려한 유혹'이 방송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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