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근 제주도생활축구協 고문의 감회

6월25일 오후, 중국 연변 도문시 두만강변.
나의 땅에 발을 딛고 30m 강폭 너머 북한 땅을 바라보는 강해근씨(69·생활축구협회 고문)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 눈이 젖어 있었다.
이번 생활축구 교류전에 제주대표팀과 함께 참석했던 강씨는 63년만에 강너머 저쪽에 있을 두고 온 고향 산천을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강씨는 여섯 살때 6·25 전쟁으로 피난 왔다가 지금까지 제주에 눌러 살고 있는 실향민이다.
공교롭게도 6·25 56주년 되는 날 남의 나라 땅에서 고향하늘을 바라보려니 눈시울이 젖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피난 길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보육원에서 자란 강씨는 중학교때부터 축구와 인연을 맺어 중·고등학교 선수와 일반선수로 활약을 했고 지금도 제주도 생활축구 협회 고문으로 축구와의 인연을 계속하고 있다.

고아생활 등 실향의 아픔을 반세기 가까운 축구인생으로 달래온 그는 지금은 2남2녀의 자녀들은 모두 출가시키고 손자도 6명이나 되지만 아직도 두고온 북쪽의 산하를 잊지 못하고 있다.
“남의 땅에서가 아니라 직접 고향땅을 밟을수는 없는 것인지…”
제주-연변 축구 교류전으로 그나마 두만강변에서라도 고향 하늘을 바라볼수 있는 것만이라도 다행이라던 그는 이내 고개를 떨구어 버렸다.
떨어지는 눈물을 감추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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