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적십자봉사회·해병전우회 등 곳곳에서 힘써

▲ 자원봉사자들이 제1급수대에서 마라토너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치고 있다. 특별취재반

제주매일이 주최한 우리땅, 우리섬 제주국제마라톤대회는 모두가 함께한 ‘의미 있는’ 대회였다. 대회의 성공개최 뒤에는 다문화 가정 등 자원봉사자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은 경기안내는 물론 교통 관리, 환경 정리, 행사 지원 등 경기장 안팎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마라톤에 열중할 수 있도록 맹활약을 펼쳤다.

제주소방서 다문화의용소방대는 참가자들이 잠시 언 몸을 녹일 수 있도록 따뜻한 차를 건넸다. 중국 조선족 4명과 베트남 출신 1명으로 꾸려진 이들은 이날 동이 채 트기도 전에 집을 나서 경기장에 도착했다.

제주로 시집온 이들은 봉사를 시작하며 비로소 제주의 ‘주인’이 된 것 같은 소속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2000년 산동성 청도시에서 제주로 건너 왔다는 류려옥(47)씨는 “내가 살던 청도에는 맥주 축제(칭다오 맥주)나 국화 축제는 있지만 이 같은 마라톤 대회는 없었다”며 “정말 재미있고 신나는 풍경”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제주국제공항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통역 봉사와 교통 안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봉사는 낯선 제주에서 내가 주인이 된 듯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류씨는 “다만 중국에서는 56개 소수족을 부족의 명칭으로 부르는 데 반해 제주에서는 국적에 관계없이 ‘다문화’로 통칭한다”며 “도민들도 우리를 그 자체로 인정해주면 좋겠다. 모두가 하나”라고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노란 외투를 입은 청솔적십자봉사회도 현장을 찾아 참가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교통 관리에 나서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송옥희 청솔적십자봉사회장은 “대회가 매끄럽게 진행되고,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봉사는 시간이 나서 하는게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이다.

시간을 쪼개 봉사를 하는 만큼 가득채워지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웃어 보였다.

이 외에도 해병전우회와 느영나영봉사단, 제주자연환경협회 등 다양한 봉사단체가 참여해 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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