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고 활성화·특성화고 강화’엔 대체로 공감
‘인문계 문제’ 교육청·토론자 모두 대안 없어

제주도교육청이 11일 웰컴센터에서 개최한 고교체제개편 도민공청회에선 대체적으로 도교육청이 제시한 읍면지역 일반고와 특성화고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제주시 동지역 인문계고 쏠림현상 해결에 대해서는 도교육청과 토론자 양 측 모두 대안에 따른 역효과를 우려해 또렷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읍면 고교 활성화 ‘더 과감하게’

도교육청은 읍면지역 고교 활성화 방안으로 △성산고의 국립 해사고 전환 △특목고에 준하는 예술중점학교 2곳 지정 운영 △학급당 학생 수 축소(25명) △제주형 혁신학교(다혼디 배움학교) 지정 통한 교육과정 개선 △입학금 전액 및 수업료 50% 지원 등을 내놓았다.

이에대해 다수가 공감한 가운데 예술중점학교 운영에 대해서는 보다 전향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제주대 최종원(사학과 2학년)씨는 "타 지역에 비해 예체능 교육이 공교육 차원에서 잘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감안할 때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제주대 정진현 교수(사회교육과)는 "무늬만 바뀌는 효과로 한정할 바에는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나을 수 있다"며 "일반학급과 예체능 학급을 같이 편성하는 것보다 학교 자체를 예체능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성화고’ 양질의 일자리 확대

학과 재배치를 통한 특성화고 학교별 계열 특화 계획안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동의한 가운데 구체적인 양질의 취업처 확보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이구동성으로 제기됐다.

객석에서 마이크를 잡은 제주여상 학부모 운영위원은 "극소수 아이들만 취업해서는 안 되고, 취업처 역시 어떤 질을 가진 일자리인지가 중요하다"며 구체적인 노력을 요구했다.

제주대 최종원씨를 포함한 다수의 토론자들도 "제주지역 산업체들이 고등학교 수준의 인력들에게 얼마나 질 높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지 알 수 없다"며 "양질의 일자리가 제공돼야 특성화고의 경쟁력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최 씨는 그 일환으로 공공부문의 특성화고 졸업생 채용을 강제하는 조례 제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더불어 정진현 교수(제주대 사회교육과)는 "학과 전공 정원이 산업구조의 변동에 따라 신축적으로 조정될 수 있어야 하고, 특성화고 전문 교사들을 사범대에 양성하지 않고 있는 만큼 제주도교육청이 전문교사를 양성하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부 토론자들은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한 기숙사 확대 등의 현실적인 대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연합고사 폐지하자” 주장도

도교육청은 제주시 동지역 일반계고 과열 경쟁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대안을 들고 나오지 않았다.

다수의 토론자들 역시 이렇다 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 한 가운데 언론인 대표로 참석한 김형훈 미디어제주 편집국장은 '연합고사 폐지'를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국장은 "도교육청은 고교체제 개편만 이야기하고 있지만 당초 이석문 교육감이 공약한대로 고입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며 "고입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도교육청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교육주체가  행복한 교육' 비전을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외 제주대 정진현 교수가 제주시 동지역 일반고 신설, 장기과제로서 읍면지역 일반고의 평준화지역 편입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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