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기부 행복한 제주 <60> 이승제 정성장의사 대표

“지금 추위에 떨고 있을 이웃들의 손을 한번 잡아 보는 것은 어떨까요?”

장례대행 업체 정성장의사 이승제(59) 대표는 “연말은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이웃들이 힘들어 할 시기”라며 이렇게 제안했다.

제주시 외도동 출신의 이 대표는 신발 도매업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실패했다. 그는 재기를 꿈꾸며 공사장 인부로 들어가 갖은 일을 했다. 이후 주변의 도움을 받아 도내 한 장례식장을 경영하게 됐고, 2005년 정성장의사를 창립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많은 실패를 경험했지만 재기에 도움을 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며 “경영이 안정된 이후에는 나를 도와준 사람처럼 나도 남을 돕겠다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이 대표는 2009년 이후 매년 관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또 주기적으로 요양원 등 노인복지시설에 찾아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그는 매년 음력 6월 20일 관내 5개 마을 경로당에 닭 400여 마리를 후원한다. 이 날은 30여년 전 세상을 떠난 이 대표의 부친 생일날이다.

이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이날이면 가족들이 모여 닭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며 “경로당에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 소소하지만 즐거웠던 나의 추억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닭을 기부하기 시작했다”고 사연을 밝혔다.

이 대표는 외도동에서 60년 가까이 살면서 외도동청년회, 청소년지도협의회, 청소년육성회 등 관내 각종 단체를 거쳐 2011년 외도동주민자치위원장으로 위촉됐다.

그는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위촉된 후 많은 나눔 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마을 행사인 ‘월대천 축제’를 만들고 행사 수익금 일부를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이 대표는 “현재 제주에는 많은 나눔 활동들이 펼쳐지고 있다. 매년 나눔 기록을 갱신하고 있긴 하지만 참여자의 범위가 넓어지지는 않은 것 같다”며 “제주에 이주해온 기업, 자본가 들이 좀 더 나눔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말이 되면 도내 곳곳에서는 화려한 불빛들로 밝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운 이웃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시기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어느 때보다 추위에 떨고 있을 그들의 손을 잡아 보는 것을 한번 쯤 생각해 볼 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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