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마이너스 성장 예상…올해 루블화 26% 폭락

석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의 서민들이 저유가로 고통을 받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기관 브치옴의 설문 결과 이 나라에는 식품과 의복을 충분히 구입하기 어려운 가구가 39%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의 22%에서 급증한 수치다.

올해 1∼11월 실질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감소했다. 러시아인들의 월급봉투가 이처럼 가벼워진 것은 1990년대말의 경제위기 이후 처음이다.

식품과 자동차 등 소비재의 판매는 급격히 줄었다. 11월 소매 판매는 작년 동기보다 13.1% 감소했다.

러시아 경제는 올해 저유가와 서방의 경제제재로 -3.7%의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내년에도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망했다.

러시아의 장관들과 기업가들은 이번 주 들어 내년에도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날 미국 달러 대비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는 지난해 12월 이후 1년만에 최저 수준인 루블당 73.5달러로 떨어졌다. 루블화는 올 들어 26% 폭락했다.

러시아의 재벌인 알리셰르 우스마노프는 이번주 국영 TV 인터뷰에서 "2016년은 올해보다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르네상스 캐피털의 올렉 쿠즈민은 "모든 게 석유, 석유, 그리고 석유에 달렸다"면서 유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러시아 정부의 재정수입에서 석유와 가스는 절반을 차지한다.

세계은행은 이달 들어 내년 러시아 경제 성장률 전망을 -0.7%로 하향 조정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현재 배럴당 40달러 밑인 국제유가가 내년에 평균 50달러까지 올라가면 국내총생산(GDP)이 0.5∼1% 감소하고 35달러에 그치는 시나리오에서는 2∼3%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