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기부 행복한 제주 <61> 이청암 씨

“우리 집에는 ‘나눔 돼지’가 살고 있습니다.”

제주도수자원본부 제주시지역사업소에 근무하는 이청암(48)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 거실에 놓여 있는 빨간 돼지저금통을 이렇게 소개한다.

이 씨는 2009년부터 매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복지단체에 성금을 기탁해 오고 있다. 또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과 상품권 등을 나누는 물품 기부도 펼친다.

이 씨의 집에는 빨간 돼지저금통이 있다. 이 저금통에는 이 씨의 가족들이 장을 보고 거스름돈으로 받은 동전, 자녀들의 용돈 일부 등이 들어간다. 연초부터 연말까지 1년간 무게를 늘린 저금통은 ‘나눔 돼지’가 돼 사회복지단체로 전달된다.

이 씨는 “작은 것이라도 목표를 갖고 모으다 보면 큰 것이 된다”며 “나눔을 아깝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일단 행동하고 실천한다면 ‘나눔’의 즐거움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런 그가 ‘나눔 돼지’를 키우게 된 것은 두 자녀로부터 비롯됐다. 사실 그의 삶에서 ‘나눔’이라는 단어는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2008년 말, 이 씨의 두 자녀가 1년 동안 돼지저금통에 모은 돈을 TV모금프로그램을 통해 기부하면서 그의 사고가 달라졌다.

이 씨는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아끼고 아껴 저금통에 모은 돈을 기부하는 모습을 보고 대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한편으로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아내와 함께 기부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저금통에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저금통과는 별도로 매월 일정액을 기부하고 있다.

이 씨는 “수입이 많은 것은 아니다. 다만, 내 처지에 맞는 나눔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술 담배를 줄이고, 옷 한 벌 덜사는 등의 생활습관으로도 ‘나눔’은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씨는 지인과 직장 동료들에게 자신의 사연을 소개하며 나눔을 권유한다.

이 씨는 “나는 아이들에 한 행동에 의해 ‘나눔’을 시작했다. 하물며 성인인 내가 ‘나눔’을 전파 한다면 분명 효과 있을 것”이라며 “나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그리고 또 다른 사람에게로  점점 전파된다면 ‘나눔 넘치는 사회’가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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