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기부 행복한 제주 <65>
송영옥 외도동새마을부녀회 회장

제주시 외도동 주민센터 입구에는 항아리 두 개가 있다. 항아리 하나에는 쌀이 들어있고, 다른 하나에는 라면, 통조림 등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는 ‘고팡(곳간) 항아리’로, 당장 먹을 것이 필요한 사람이면 누구나 가져갈 수 있다. 또 누구나 채워 넣을 수 있다.

온 동네가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 항아리는 16년 전 한 부녀회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제주시 외도동새마을부녀회 송영옥(55)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송 회장은 부녀회장 직을 맡으며 마을 전체가 자연스럽게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송 회장은 “제주시 위미에서 나고 자라 결혼 후 외도동에 정착했다. 통 총무를 맡게 된 것을 시작해서 부녀회에도 가입하게 됐다”며 “봉사활동은 많이 펼쳤지만, 정작 기부 활동은 많이 하지 못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고팡 항아리’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회원들이 돈을 모아 쌀과 라면을 넣어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가게끔 한 것에서 시작됐다”며 “고팡 항아리가 점차 알려지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쌀을 가져 오면서 지금의 항아리가 됐다”고 밝혔다.

송 회장은 부녀회장이 된 이후 더 많은 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홀몸노인 밑반찬 전달 사업, 된장만들기 사업, 노인미용봉사, 효도관광, 나눔장터 개최 등이 그것이다. 특히 나눔장터의 경우, 수익금은 전액 장학금으로 조성돼 관내 학생들에게 전달된다.

송 회장은 “어린아이부터 노인들까지 누구나 동참할 수 있고, 혜택받을 수 있는 사업들을 회원들과 머리를 맞대 생각한다”며 “하나를 시작하면 주변 마을에서도 벤치마킹 해가고, 이 것이 전도로 확대 되는 것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감사합니다. 수고하십니다”라는 등의 격려의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한다.

송 회장은 “봉사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누군가 건네는 따뜻한 한마디가 나눔 넘치는 에너지로 변한다”며 “주변에 누군가를 위해 나누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감사합니다’라고 해 보는 것을 권한다. 분명 가슴이 따뜻해 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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