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 사람들의 다른 듯 같은 이야기 < 6 >
-조미영 작가의 베네수엘라를 가다

▲ 카라카스 시내의 종합의료센터, 베네수엘라 국민이면 누구든 무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 종합의료센터의 내부, 이곳은 24시간 운영되며 1, 2차 진료가 가능한 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뉴스를 통해보면 베네수엘라는 물자가 모자란 빈곤한 나라라는 인식이 크다. 하지만 지난 시간 소개했듯이 학생들의 무상교육, 무상급식 정책과 오늘 소개할 무상의료까지 우리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사회복지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는 국가가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해주고 있는 셈이다.

베네수엘라에는 전국45개의 종합의료센터(CDI)가 있다. 이곳에서 누구나 무료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찾았던 추아오 의료센터 (CDI de Chuao)에는 기본적인 응급실, 입원실 외에 물리치료실, 외과수술실, 트라우마 센터, MRI 및 엑스레이 센터, 골밀도 측정실 등이 구비되어 있었다. 24시간 운영체재로 1,2차 진료가 가능하다. 단, 큰 수술 등의 위급상황에서는 3차 의료기관으로 이송된다.

▲ 베네수엘라의 무상의료를 실현하기 위해 파견된 쿠바 의사, 그들은 산골이나 빈민촌 등 열악한 환경을 마다하고 진료를 한다. 덕분에 베네수엘라 국민의 평균수명과 영유아사망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무상의료는 쿠바와의 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종합의료센터 대부분의 의료진은 쿠바의사들이다. 베네수엘라의사들은 무료로 대학교육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CDI에서 근무하기를 꺼린다. 근무 조건이 좋고, 수익이 많은, 영리 병원 혹은 해외 등으로 나가 취업을 한다. 대신 이 공백을 쿠바 의료진들이 메꿔주고 있다.

그들은 자국의 의사들도 거주하기를 꺼려하는 산촌 혹은 빈민지역에 파견되어 일을 한다. 쿠바에서 공수해온 의료장비와 의약품 등을 갖추어 오전에는 진료를 하고 오후에는 방문 진료를 하며 무상의료 정책이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었다.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베네수엘라정부는 쿠바에 석유를 제공하며 연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예방의학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잘못된 식습관으로 국민의 50~60%가 당뇨와 고혈압 등의 성인병을 앓고 있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셈이다. 보건당국은 지역별로 정기적인 소모임 등을 통해 혈압과 당뇨를 체크하고 식생활을 관리한다. 청소년들의 성교육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이런 무상의료 정책 덕분에 베네수엘라의 평균 수명은 75세로 올라갔다. 또한 영유아 사망률도 두자리수에서 한자리로 줄었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국민들의 건강을 돌보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는 최근 영리병원 문제로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글·사진 조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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