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마늘 생산량의 30% 가량을 확보, 대형 유통업체 등을 통한 직거래에 나서려던 제주농협 연합판매사업의 차질이 예상된다.

제주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종전 전남산(난지형) 마늘을 구입해 왔던 (주)푸드머스, CJ 등 대형 식자재업체들이 ‘적정가격’을 전제조건으로 제주산 마늘을 공동 매입하겠다는 입장 밝혀 지난달부터 구체적 협상을 진행해 오고 있다.

구매물량은 도내 생산량의 30%정도인 1만5000톤. 계약단가는 일단 kg당 1600원으로 하고 수확기 산지 가격동향에 따라 100원을 가감하는 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기준에 맞춰 계약을 성사시키려면 도내 농협의 마늘 수매가가 최대로 잡아도 1600원선이 돼야 한다. kg당 100~150원하는 마늘 물류비 및 수수료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도내 일부 농협이 마늘 수매가격을 kg당 1650원으로 결정하면서 이 계약추진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전국적으로 올해산 마늘 생산량이 약 8%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상인들이 물량확보를 위해 도내 산지가격을 1500~1550원으로 높게 제시하자 농협도 농가소득 지지를 위해 수매가격을 지난해(1300원)보다 27% 정도 높게 잡은 것이다. 이 같은 가격은 아직 수매가를 결정하지 않은 다른 농협에도 영향을 줄 게 분명하다.

이에 따라 식자재업체에서 계약단가를 높이지 않은 한 올해 처음 시도되는 마늘 연합판매사업은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또 높은 수매가로 농가들이 당장은 이들을 얻었으나 향후 안정적인 ‘판매망’은 놓치게 돼 장기적으로는 손해라는 분석이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현재 마늘 시장을 5대 메이저 상인들이 좌지우지하는 실정으로 여기에 대형 식자재업체가 가세하면 가격경쟁이 심화돼 농가에도 이득이 된다”면서 “그러나 요즘 형성되고 있는 농협 수매가로는 이들 업체와의 계약이 불투명하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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