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돈세탁 등의 혐의로 9일(현지시간) 기소됐다.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은 이날 상파울루 주 검찰청이 룰라 전 대통령을 돈세탁과 재산 은닉 등의 혐의로 기소했으며, 오는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브라질 사법 체계에서는 검찰의 기소 신청 이후 법원이 정식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2003∼2010년 장기 집권하며 남미 중도좌파의 대부로 꼽혀온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연방경찰에 강제 연행돼 3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브라질 연방경찰이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싼 대규모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연루 정황이 포착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수사당국은 룰라 대통령이 소유한 해변의 고급 아파트와 전원주택이 뇌물로 취득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주 성명에서 "룰라 전 대통령이 구아루자 지역 3층짜리 아파트와 아치바이아 지역 주택을 통해 페트로브라스 비리 관련 자산을 취득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그러나 아파트 소유 사실과 비리 연루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경찰 조사 후 그는 기자회견을 열어 "연방경찰이 나를 강제구인한 것은 '미디어 쇼'"라며 "나는 불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으므로 두려울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현 좌파 정부와 집권 노동자당도 룰라의 강제구인에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며 반발해왔다.

브라질 수사당국이 2년째 진행 중인 페트로브라스 관련 비리 수사로 정·관계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기소됐으며,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도 탄핵 위기를 겪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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