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기부 행복한 제주 <73> 김민수 행복한 교육 대표

누구나 살면서 아픔을 경험한다. 그 기억을 애써 지우지 않고 내적 성숙의 계기로 삼으면, 그 아픔은 다른 상처 입은 사람을 연결해주는 ‘끈’이 된다. 자신의 아픔이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게로 향할 때 세상은 허물어지지 않고 단단히 결속된다.

현재 제주 사랑의 열매 ‘지역사회나눔봉사단’에서 도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는 행복한 교육 김민수(36·사진) 대표도 우리 사회의 ‘끈’과 같은 사람이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가 죽었다. 중학교에 들어가던 해 아버지도 그와 남동생을 남겨두고 집을 나갔다. “어린 나이에 졸지에 소년가장이 됐어요. 많이 무서웠죠”

이런 그를 세상은 저버리지 않았다. 익명의 천사들이 형제를 도왔다. “어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을 때 모 한의원 원장님께서 저희를 도와주셨어요. 중·고등학교 학비를 다 대주셨죠. 그리고 ‘초록우산’ 등 지역 사회봉사 단체에서도 우리에게 꾸준히 관심을 가져줬어요”

이처럼 그의 가족을 외면하지 않고 도와준 사람들 덕분에 그는 방황하지 않고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정말 힘들어서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때 저희를 도와주는 고마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이겨 냈어요. 그리고 커서 저와 같은 사람들을 도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죠”

현재 김 대표는 도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교육 용품을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사업 일로 바쁘지만, 봉사단 사람들과 함께 한 달에 두세 차례 홀몸노인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의 집을 수리해주고 있다.

“지난해 어떤 할머니 집 장판을 갈았는데 할머니께서 1년 넘게 뜨거운 음식을 못 드셨더라고요. 가스레인지 사용법을 몰라서 그러셨어요. 주변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할머니도 제대로 드셨을 텐데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이 받았던 사랑을 주변에 다시 돌려줄 생각이다. “어린 시절 저를 붙잡아준 손들이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들었어요. 형편이 그렇게 좋은 건 아니지만 꾸준히 어렵게 사는 이웃을 찾아서 도와줄 거예요”

자신의 아픔을 타자에 대한 ‘관심’으로 승화시킨 김민수 대표 같은 사람들이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이 좀 더 따뜻하고, 누구 하나 사회로부터 이탈하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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