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인터뷰서 억울함 호소…"직접 준비한 올림픽 참가하고 싶어"

▲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AP=연합뉴스 자료사진]

탄핵 위기에 몰린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근거없는 탄압을 받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인기가 없다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에 대해) 탄핵 절차에 들어가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지도가 낮은 것은 주기적 현상일 뿐"이라며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탄핵 절차에 들어간다면 실업률 20%를 겪은 유럽 국가의 대통령이나 총리는 모두 그 대상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라질은 수십 년 만의 최악으로 불리는 경기 침체를 겪고 있으며 최근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10% 수준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는 등의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 수십 명이 수사를 받고 있어 국민적 분노는 더 거세다.

집권 노동자당의 정치인들 가운데 의혹에 휘말린 이들이 적지 않지만 호세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비리 혐의는 받고 있지 않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명분은 재정적자를 줄인 것처럼 조작해 국가회계법을 위반했다는 정적들의 주장이다.

그는 다른 대통령들도 과거에 같은 행위를 했으나 문제로 지적되지 않았다며 불법성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브라질의 첫 여성 대통령이기도 한 호세프는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탄압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호세프 대통령은 "내가 여자라는 사실과 깊은 관계가 있다"며 "나더러 드센 여자라는 말들을 하는데 관직에 있는 여성들한테만 유독 드세다는 말이 따라붙는다"고 토로했다.

브라질 하원은 최근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했고 상원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심의를 시작했다.

상원 특위가 탄핵 의견서를 채택하고 전체회의 표결에서 의원 81명 가운데 과반인 41명 이상이 찬성하면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재판이 시작된다.

재판 시작과 함께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는 180일 동안 정지되고 부통령이 권한대행으로 나선다.

호세프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되면 매우 슬플 것"이라며 "(오는 8월 개막하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첫 단계부터 준비해왔기 때문에 올림픽에 참가하고 싶은 열망이 크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자국의 신흥강국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홍보하려고 하계 올림픽을 유치했으나 극심한 경제난과 정치적 혼란 때문에 대회 운영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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