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중북부 해안에서 떼죽음 당한 물고기[AFP=연합뉴스]

최근 베트남 해안에서 물고기가 잇따라 떼죽음을 당하면서 수산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확한 폐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죽은 물고기 일부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2일 현지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4월 초 하띤 성을 시작으로 꽝빈 성, 꽝찌 성, 투아티엔후에 성 등 베트남 중북부 해안에서 물고기와 조개 수백t이 연달아 죽은 채 발견됐다.

베트남 정부는 해안가 인근 공장의 유독물질 방류나 적조를 폐사 원인으로 보고 조사 중이지만 아직 오염원이 확인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베트남 중북부 지역 수산물의 판로가 막히고 어민들이 조업을 중단,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한 교민은 "공장에서 배출된 폐수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며 당분간 베트남 해산물을 먹지 말라는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연간 66억 달러(7조5000여억 원)어치의 해산물을 수출하고 있다. 이번 피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해산물은 주로 베트남 내에서 소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사이공타임스 등 현지 언론매체는 떼죽음을 당해 해안가로 밀려온 물고기를 주민들이 모아 유통업자에 팔고 있다고 전했다.

갓 죽은 물고기는 ㎏당 5만 동(약 2500원), 썩은 물고기는 ㎏당 2만 동(약 1000원)에 팔 수 있다고 온라인매체 베트남넷은 보도했다. 죽은 물고기가 사료나 식용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죽은 물고기의 유통·판매를 금지하고 수산물 안전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현지 언론과 주민들은 하띤 성에 있는 대만 포모사하띤철강이 대규모 폐수를 방류해 이번 폐사 사태가 일어났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일 하노이에서는 수백 명의 시민이 대만 철강공장의 폐쇄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철강업체의 한 간부는 최근 기자들에게 "무엇인가 얻으려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한다"며 "당신들은 물고기와 철강공장 가운데 어떤 것을 원하는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해 비난을 샀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물고기 떼죽음 파장이 커지자 철저한 원인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관련 부처·기관에 지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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