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석문 교육감·교사간 공개토론회
교사들, 학생부 관리 엉망·일방적 연수문제 등 지적
교육감 “학생부연수 강화·교사희망 연수환경 고민”

▲ 이석문 교육감은 11일 교원 200여명과 만나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사진 제주도교육청 제공

11일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이석문 교육감과 교사들 간 공개토론회에서는 입시 전형과 교육과정의 흐름 등 외부 환경은 달라졌는데 교사와 교육행정은 옛 방식에 머물고 있다는 따끔한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서귀포삼성여고 김태국 교사는 “대입 수시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전형이 수시 전체의 84%를 차지하는 등 학생부 관리가 중요한 기준이 됐지만 고등학생들의 학생부는 여전히 엉망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사는 “제주시 동지역 모 여고의 경우 학생들이 생활기록부를 출력해보니 중요한 사항이 누락돼 있어 학부모들이 학교를 항의 방문하는 사태가 있었다”며 “모두가 놀랐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심각성을 느끼지 못 하는 등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무릉초 김찬경 교사는 구태한 교사 연수 방식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질문을 하고 달라지기를 바라면서 정작 교사 연수는 지금도 80~100명의 교원들이 대규모로 질문 없이 일방적으로 강의를 듣는 방식”이라며 “특히 하나의 사안을 깊이 있게 알기보다 다양한 것을 조금씩 맛보는 구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석문 교육감은 “현재 교사들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교육과정을 가르치도록 요구받고 있다”며 “원어민 교사 인건비(연 100억여 원)를 점차 줄여 교사를 해외로 보내 본인이 원하는 교육과정을 배워오게 하는 연수 환경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예컨대 발도로프 교육을 배우고 싶은 교사는 독일로 보내는 등 교사가 원하는 교육과정을 1년 이상 배우는 방식으로 연간 100여명에 대해 관련 연수를 실시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더불어 연수 일정과 방식도 바꾸려 계획하고 있다”고 김 교사의 제안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이와함께 앞서 학생부 기록 문제를 거론한 김태국 교사의 질의에 대해서는 “학생부 연수를 시키는 데도 부족하다”며 “관련 연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바람 불어 좋은 날, 이 봄을, 석문과 함께’를 주제로 마련된 이날 토론회에는 교육청 및 교육지원청 핵심 관계자들과 교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토론회에서 교사들은 ▲읍면초교 통학구역 확대 ▲공문서 감축 체감도 미흡 ▲읍면학교 외부강사 섭외 난항 ▲보건교사 배치 확대 등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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