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조릿대의 ‘반란’ -한라산이 위험하다
4. 제주조릿대 산업화 현황

▲ 지난해 10월 9일 제주시조천읍 교래리 사려니숲길에서 열렸던 힐링로드 제주조릿대 걷기축제 모습.

제주조릿대는 과거 힘들었던 시절 제주사람들의 ‘비상식량’이기도 했다. 조선시대의 기록을 보면 제주에 계속되는 기근으로 아사자가 속출했지만 육지에서 곡식이 제주까지 운반되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제주도민들은 한라산에서 조릿대의 열매로 끼니를 대신했다. 그 생긴 모양이 밀과 같아 맛은 달고 담백하니 백성들이 많이 따다가 음식을 삼았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이처럼 제주에서만 자생하는 제주조릿대는 가뭄이나 기상 이변 시 제주도민과 함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오던 제주의 고유 식물이다.

그러나 제주조릿대는 1980년 후반 한라산 방목금지와 뛰어난 강한 근경번식을 바탕으로 큰 군락을 형성되면서 한라산 식물생태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에 제주조릿대의 ‘식용 가능성’에 착안, 긍정적 활용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일본에선 이미 산업화에 성공했다.

 

▲ 조릿대차 시음회.

■ 과거 기근 시 제주사람 비상식량

최근 웰빙을 추구하는 사회에 들어서면서 천연식물의 기능성과 청정자원이라는 산업적 소재는 산업의 블루오션과 같은 하나의 소비 트렌트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제주조릿대 산업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자생식물을 산업화함에 있어 문제되는 것은 약리활성·유용성 등이 아니라 원료수급이 가장 큰 문제이다. 그런데 제주조릿대가 한라산에 분포하는 식물 중 가장 넓게 분포한다는 것으로 산업화 측면에서 원료 수급이 원활하다는 것이다.

제주조릿대에 대한 산업화는 2009년 ‘한라산 제주조릿대의 경제적 활용 가치 조명 과 관리방안’의 학술심포지엄 개최 되었고 2010년 제주특별자치도 환경자원연구원과 제주조릿대 RIS사업단이 MOU를 체결되면서 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에 따른 ‘제주조릿대 신산업창출 사업’이 추진됐다.

이에 따라 제주조릿대의 기능성과 청정성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제주의 새로운 유망산업으로 육성 중이다. 제주 자생식물 중 유일하게 제주관광산업과 융합을 통한 제주맞춤형 모범적인 산업육성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일본 호카이도 조릿대음료 공장.

■ 제주조릿대 산업화 연구 활발

제주조릿대 신산업화 추진 이전 제주조릿대에 대한 도민들의 인식은 한라산 생태의 골치 덩어리였다. 그러나 이제는 산업소재·건강보조제 등 제주특화산업 소재로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 신산업화 추진 이전 2개의 기업에서 간이 수제차를 제조·판매하고 있었으나 추진 후 약 55개 기업에서 식품·향장품·주류·생활용품·건축자재·여과시설 등 다변화 소재로 탈바꿈하여 45종의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제주조릿대는 예로부터 당뇨·고혈압·암·풍·간독성 등에 처방을 해오던 약초다. 동의보감·본초강목·신농본초경 등에도 다양한 약재로 기록돼 있다. 신산업 창출을 하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으로 항암·항당뇨·항염·항비만·간보호 등에 대한 다양한 효능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기 때문에 신산업 창출에 박차를 가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제주조릿대 제품 홍보 및 체험 프로그램 운영 활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제주조릿대 RIS사업에서 담양 대나무축제, 거제도 맹종죽 축제 등 국내의 대나무 테마 축제들을 벤치마킹, 매년 4월4일을 ‘제주조릿대의 날’로 지정, ‘제주조릿대와 함께하는 사려니 숲길 걷기’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와함께 제주조릿대 트레킹 축제를 통한 , 한라산둘레길과 장생의 숲길 내 조릿대 트레킹 코스 등이 개발 또는 운영되고 있다.

▲ 일본의 한 마트에 진열된 조릿대로 만든 음료.

제주조릿대 제품 매출액이 2014년 한 해 동안 매출이 약 2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등 신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의 조릿대 산업화는 조릿대류가 산림면적의 89%가 차지할 정도 중요한 산림 내 주요하층 식생으로 자리 잡고 있고 북해도를 중심으로 25년전 시작됐다. 북해도는 조릿대 차·음료·건강식품 등 25개 정도의 제품만 생산하고 있고 제주도처럼 다양한 상품 개발, 관광과 연계한 상품개발 없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 전통방식 포함 다각적 관리 필요

제주에선 제주조릿대에 대한 말사료화·제지 등의 산업화 연구와 화장품·차·건강음료 등 상품개발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경제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현재 도내 이용 가능한 제주조릿대의 면적은 한라산국립공원을 제외한 중산간의 국유림일대로 동쪽 760㏊, 서쪽 3990㏊로, 연간 잎 생산량은 1만1278t, 건조 시 5146t으로 분석되고 있다.

▲ 조릿대 시제품.

이에 따른 매년 생산되는 제주조릿대의 경제적 가치는 말 사료 사용 시 15억, 차로 이용 시 751억, 건강음료 이용 시 3859억 정도로 추정된다. 제주조릿대에 대한 다양한 시각에서 볼 때 제주조릿대는 한라산 전역에 폭넓게 자리 잡고 있어 애물단지로도 볼 수 도 있지만, 제주의 자연이 만들어 내고 제주만 가지고 자원으로 본다면 보물단지로 생각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라산 지역 제주조릿대 확산은 최근에 나타나는 문제는 아니다. 현시점에서 제주조릿대 문제는 잘잘못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한라산의 관리와 보호에 대한 사항들을 돌아보는 계기 및 관리체계에 대한 마스터플랜이 구축돼야 한다.

그래서 한라산 관리를 위해서는 단절돼온 전통적인 관리방식에 대한 도입 검토와 더불어 앞으로 지구환경변화에 따른 새로운 관리와 이용 방식을 다양한 분야에서 도출해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 맞물려 지속적으로 제주조릿대와 다양한 고산식물이 공존할 수 있는 서식지 내 보존과 유전자원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서식지 외 보존을 할 수 있는 조직체계 유지와 제주 환경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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