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이나 선거 유세장은 못할 말이 없는 ‘말의 성찬’으로 넘쳐 난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합동연설회가 폐지된 대신, 개인 연설회를 자유롭게 하고 있어 그야말로 거리가 ‘말’로 가득하다.

그러나 유세장에서의 ‘말’이란 원색적인 상대후보 비방이나 코미디적인 말 장난을 의미하지 않는다. 혼자 흥분하고 떠들어 보았자 소용없다.

물론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으로 그런 것쯤은 충분히 가려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자칫 선거분위기를 흐리게 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유세장에서의 말은 내용과 방법에 있어 학식과 품성이 응집된 전인적인 인격의 표현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내용은 투철한 지역의식을 바탕으로 한 실천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유권자의 감정을 자극하여 박수나 받아 보려고 하는 것은 너무 상투적이다. 상대 후보를 비방하거나 중상(中傷)하는 작태도 구태의연하다.

지면에 중계된 내용들을 보면 아직 상대 후보를 비방하거나 인신 공격하는 행태는 없는 것 같다. 그러나 횟수를 거듭되면서 유세장에서의 말들이 거칠어지고, 상대 비방과 인신공격이 거침없이 터져 나올지 모른다.

이번 선거에서는 그런 작태가 사라져야 한다. 지난번 선거에서도 말 한마디 잘못하여 지사가 중도하차하지 않았는가. 정정당당히 선거쟁점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

지방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구태의연한 작태로 손상되지 않도록 유세에 나서는 후보자나 지원연설자들은 그만큼 진지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