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제주문화원 사무국장    김   관   후

부시 낙선운동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였다. 그 불길은 처음 한국에서 시작되더니, 전세계 운동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고, 세계시민사회에서도 부시의 재선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의 시민운동이 제기한 부시의 낙선운동이 국제연대로 발전하면서, 부시가 방문하는 곳 어디라도 대표단을 파견하여 낙선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노엄 촘스키 등 지식인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04년 11월 미국 대선은 한반도의 운명만이 아니라 세계 진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부시의 재선은 그들의 국내문제이면서,

국외자들이 대선에 간섭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미국 내정에 대한 간섭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이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할 때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 자신이 고문과 장기투옥의 희생자였고, ‘세계의 양심’으로 불리는 노벨상 수상자 넬슨 만델라까지 인간의 존엄을 말살하는 부시의 잔혹한 이라크 포로 성 고문행위를 맹 성토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우리는 민주주의 지도국가라는, 자유세계의 지도국가라는 미국이 유엔이 허용하지 않은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며 이라크전 자체의 정당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내었다. 그는 전쟁 발발 전부터 부시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지도 못하는 대통령”이라고 비아냥거렸다.

미국의 추기경 제임스 프랜시스 스태포드는 “부시는 지난 2001년 포로 고문에 관한 문제가 불거졌을 때 침묵함으로써 이라크 포로 고문을 암묵적으로 승인하였다.

최근 이라크 포로 학대에 대한 폭로가 나오자 부시 행정부가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위선에 불과하다. 부시는 도덕적으로 실패한 대통령이다. 미국인 모두 야민인이 되어가고 있다. 고문 폭로는 아랍국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고 토로하였다.

앨 고어 전 대통령도 지난 5월 26일 뉴욕대 강당에 모인 수많은 청중들을 향하여 “부시의 이라크 전쟁 계획은 무능력 그 자체”라고 규정하고 “부시는 워터게이트 파문으로 사임한 닉슨 이후 가장 부정직한 대통령”이라고 비난하였으며 또 워싱턴포스트의 칼 번스타인 기자는

“공화당 의원들은 용기있게 부시의 잘못을 지적하고 사임을 요구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였다. 역시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내셔스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대체할 산유국을 확보할 수 있다고 경솔하게 떠벌인 부시 정부 관료들은 석유 한 통을 마시는 벌을 받아야한다”고 맹비난했다.

이제, 우리는 부시의 오만한 강대국의 일방주의와 맞서야 한다. 이 맞섬의 용기를 갖지 못하면, 우리는 계속 종속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일반 대중들의 대미 의식이 점차 비판적으로 기울고 있고, 대미 추종적 정치인에 대한 지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희망을 던져준다. 분명 부시는 믿을 수가 없다.

부시는 밀실정권이라는 지적에 걸맞게 정부와 국민들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장벽을 만들었다. 미국 이외의 나라는 부시의 안중에도 없다. 폭력 사용에 거침이 없고, 미국인이 아닌 희생자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고려도 없다. 과연 미국이 인권 국가이며, 민주주의 국가이며, 평화애호국가일까? 때가 어둡다고 밤이 언제나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역사의 새벽은 저절로 오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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