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Hot·Front·Test’로 설명
국제자유도시 제주 세계가 주목

제6차 한-러 극동포럼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되어 패널로 참가하고 돌아왔다. 7일 오후는 한-러간 민간차원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는데 나는 국가 간 협력에서 인프라 건설 및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프라를 ‘제도를 개선하는 소프트웨어’와 ‘사회간접자본(SOC)을 건설하는 하드웨어 및 지식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휴먼웨어’로 구분하고 인프라가 곧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임을 역설했다. 리누스 토르발즈(Linus Torvalds)가 공개한 운영체계인 리눅스(Linux), 애플이 개발하여 제공한 스마트폰 운영체계인 iOS,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개발하여 제공하기 시작한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플랫폼인 윈도우 홀로그래픽(Holographic) 등 오픈 플랫폼을 기반으로 각종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되듯이 협력을 원하는 나라들이 인프라를 구축하고 연계하면, 그것을 기반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시내 중심부로 잠깐 산책을 나갔는데 로디나백화점 빌딩에 설치된 홍보전광판에 아름다운 제주가 동영상으로 소개되고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러시아는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자유구역이나 제주의 투자진흥지구와 유사한 선도개발구역을 최근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고, 블라디보스토크와 그 주변지역을 제주국제자유도시와 유사한 자유항으로 지정했다.

8일 오전 세션에선 전날 밤에 본 제주 홍보영상을 언급하면서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해 소개했다. 지난 1000여 년 동안 우리나라의 변방에 머물러 있던 제주가 최근 대한민국의 중심부로 부상하는 기회를 맞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러한 제주의 특징을 핫플레이스(hot place), 최전선(front line), 테스트베드(test bed) 등 세 가지로 요약했다.

제주는 국내외 관광객 증가, 인구증가, 해외투자 증가 등 긍정적인 면과 부동산 가격 상승 등 부정적인 면에서 국내 최고의 관심지역(hot place)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후변화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발생하고 중국과의 교류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front line), 스마트 그리드·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시범사업이 수행되는 지역(test bed)이라고 소개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성과로 2010년 이후 제주경제가 활성화되어 전국의 평균성장률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데 그 요인으로 무비자 시행으로 인한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의 빠른 증가와 그에 따른 중국 등 외국기업의 투자 증가, 국내 기업의 제주이전 등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있는데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민간투자가 부진했고,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중앙정부의 협력이 부족했으며, 관리적 측면에서는 추진 주체의 역량이 다소 부족한 점이라고 밝혔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선도프로젝트 추진에 소요되는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내국인면세점 운영권을 부여했고, 일부 선도프로젝트의 경우 JDC가 투자자와 공동으로 특수법인을 설립해 추진함으로써 투자리스크를 공유하고 있다는 소개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내었다. 또한 현재 활성화되고 있는 제주 크루즈 관광을 소개하고 향후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를 활용하여 중국-제주-일본-블라디보스토크를 연결하는 크루즈 항로의 개발 가능성을 제안하자 세션이 종료된 후 극동개발부 국장과 추가적인 논의를 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여줬다.

이번 포럼을 통해 새삼 확인한 것은 많은 국가나 지역이 제주를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면서 성공사례(best practice)들을 창출하고 공유하는 시대적인 사명이 이미 우리에게 주어지고 있음을 깊이 생각하게 하는 포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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