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는 밋밋하다. 눈에 띄는 공약이 없다. 선거쟁점도 부각되지 않고 있다. 아무리 선거기간이 촉박하여 준비할 기간이 짧았다고 하더라도, 지역살림을 맡을 사람을 뽑는 선거치고는 정책이 너무 빈약하다. 이래가지고 어디 ‘합당한 사람’인들 고를 수 있겠는가.

유권자들은 출마한 후보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그 구체적 정책은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한다. 그리고 거기서 후보자의 개인적인 속성을 읽으려 한다.

그러나 후보자들이 내놓은 정책을 보면 실망을 금치 못한다. 지역문제의 단순한 나열일 뿐,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거나 문제 해결의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최대의 쟁점이 될 듯한 ‘국제자유도시’문제만 해도 그렇다. 아무리 그 문제가 공약으로서의 기능에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당성 주장에서 왔다 갔다 했을 뿐, 도민의 역할, 그것이 앞으로 지역에 미칠 영향과 그에 대한 정책적 대응 방법 등 구체적인 방안이 보이지 않고 있다.

공약은 그 사회가 주어진 기간내에 이룩해야 할 정치 경제 사회의 발전 방향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사회내에 갈등이 잠재해 있을 때 그것을 해소하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반드시 지역의 발전 방향에 대한 제시이어야 하며, 주어진 기간내에 이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후보자들이 내놓은 정책을 보면 후보자의 소견의 나열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뚜렷한 쟁점없이 밋밋한 선거가 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각종 매체에서 이뤄지고 있는 후보자 토론도 거듭되는 횟수에도 불구하고, 질문의 한계 등으로 내용의 깊이가 수박 겉 핥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고장에는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리고 대내외로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후보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는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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