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광객 길거리 집단폭행에
심지어 성당 내 殺人까지…
“중국인이 무섭다” 도민들 불안

최근 외국인 범죄 가파른 증가세
무사증 제도 등 惡用사례 많아
관광 전반에 대한 개선책 시급

섬뜩했다. 그것은 충격 그 자체였다. 초가을에 접어든 지금, 오전 9시 경이면 백주대낮이나 다름없다. 이 시간에 성스러운 미사와 기도 장소인 성당(聖堂)에 괴한이 침입해 칼부림을 할 것이라곤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50대 중국인 관광객 첸 모씨가 성당에 들어선 것은 추석(秋夕) 연휴가 끝나던 17일 오전 8시48분쯤.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을 보면 제집 드나들 듯이 너무나 태연자약하고 거침이 없었다. 경찰 수사결과 이날 외에도 한 두 차례 더 다녀간 적이 있다고 하니 뭔가 의도한 것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천인공노(天人共怒)할 끔직한 범행은 불과 1~2분 사이에 벌어졌다. 미사가 끝난 후 혼자 남아 기도하던 60대 초반의 여성 신자를 수차례 칼로 찌르고 달아난 것이다. 그리고 피해자는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과다출혈 등으로 인해 채 하루도 못 넘기고 끝내 숨졌다.

참으로 억울하고 비통한 죽음이었다. 검거된 범인이 지난 13일에 입도한 중국 관광객임을 감안하면 원한이 있을 리 없고 이유 또한 없었다. 그야말로 ‘묻지마식 살인(殺人)’이었다.

경찰 조사결과 첸씨는 “전 부인들의 외도로 제주에 기분을 풀 겸 여행을 왔다가 성당에서 기도하던 김씨를 보고 이혼한 부인들이 떠올라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여성혐오 범죄일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으나 왜 그 대상이 길거리도 아닌 성당인지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이 없다. 흉기를 소지한 채 회개(悔改)하기 위해서 성당에 들렀다는 말도 설득력이 없다. 앞으로 경찰이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숙제들이다.

일찍이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를 표방할 때 가장 우려했던 것이 바로 범죄(犯罪) 문제였다. 제주지방경찰청 집계에 의하면 제주지역 외국인 범죄자수는 2011년 121명에서 2015년 393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올 들어서는 외국인 범죄자수가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7월말 현재 벌써 347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18명보다 무려 59.2%나 급증한 것이다.

특기할 점은 올해 외국인 범죄자의 69.2%인 240명이 중국인이었다. 물론 관광객수 등에 비례한 결과이겠지만, 살인은 물론 성폭력 등 강력범죄의 대부분이 중국인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제주도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인(특히 중국인) 범죄 급증은 무사증(無査證·무비자) 입국제도와 무관치 않다. 무사증 입국자는 2011년 15만3662명에서 2015년 62만9724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상당수가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거나 각종 범죄에 연루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무사증 입국제도가 제주관광 진흥에 기여해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무분별로 받아들이다 보니, 지금은 ‘칼’이 되어 도민들의 폐부(肺腑)를 찌르고 ‘독’이 되어 제주지역을 오염시키고 망가뜨리는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사증 제도를 비롯 외국인 관광정책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는 이유다.

‘청정’과 ‘안전’을 자랑하던 제주는 이제 옛 말이 됐다. 관광객에겐 안전할지 모르나 오히려 도민들에겐 무서운 곳으로 변한 것이 어처구니없는 제주의 현실이다. 문제는 중국인 관광객의 길거리 집단폭행이나 초유(初有)의 성당 내 살인사건 등이 결코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성당 안에서 기도하는 것조차 안전하지 않은 게 말이 되느냐. 중국인 보기가 무섭고 혼자 다니는 것 자체가 꺼려질 정도로 제주도가 진짜 무서운 곳이 됐다”는 어느 주민의 말 속엔 도민들의 불안감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이번에 참변을 당한 이는 필자도 잘 아는 김성현 루시아 자매님이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헌신적인 봉사의 대명사 같았던 그녀는 정말 천사 같은 분이셨다. 시인(詩人)이기도 했던 루시아 자매님에겐 아직도 할 일이 너무 많았지만 선종(善終)함으로써 이제 하느님 곁으로 갔다.

루시아 자매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신 천상(天上)에서 시도 다시 쓰는 등 새로운 꿈을 펼치시길 바라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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