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서 기도하던 중 중국 관광객에 피습 살해된 고(故) ‘김성현 루시아(61) 장례미사’가 유족과 신자, 원희룡지사 등 각급 기관장이 참석한 가운데21일 신제주성당에서 엄수됐다.

이날 미사를 집전한 강우일 주교(천주교 제주교구장)는 강론을 통해 “루시아 자매는 우리 시대의 과욕과 죄악 때문에 희생된 어린양과 같은 제물로 봉헌됐다”며 김 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어 강 주교는 “죄 없고 티 없는 영혼을 가진 희생자의 죽음을 외국인들에게 돌리기보다는 경제적 성장과 수익만을 추구한 자신들의 탐욕의 탓으로 돌려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도정 책임자들의 실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루시아 자매의 순교(殉敎)는 이 시대 무분별한 환락과 탐닉을 멈추고, 인간의 품격과 존엄에 어울리는 삶을 회복하라는 경종(警鐘)”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제주경찰은‘외국인 범죄 특별단속’ 100일 작전에돌입했다. 홍윤식 행자부 장관도 21일제주를 방문, 인력 증원을 통한 ‘외사과’ 신설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런임시방편적 조치만으로 ‘묻지마 살인(殺人)’ 등의 각종 범죄를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2일 새벽(4시6분) 피해자의 남편이 한 통의 문자를 보내왔다.

“이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을 그 누구에게 하소연할 데가 없다. 평범하고 행복했던 가정이 하루 아침에 풍비박산이 났다. 루시아가 억울하게 떠났어도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세상이 너무원망스럽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참담할 따름이다. 아내 곁으로 가고 싶다….”

탐욕(貪慾)의 개발·성장주의가 잉태하고 초래한 제주의 서글픈 현실이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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