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새벽 제주에 상륙한 제18호 태풍 ‘차바’는 이후 우리나라 남부지방을 할퀴고 지나가면서 곳곳에 생채기를 남겼다. 제주항 제2부두에서 남성이 바다로 추락해 실종됐는가 하면 제주화력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해 5만여가구가 정전피해를 봤다. 박민호 기자 mino77@jejumaeil.net

역대급 강풍·폭우로 제주 한천 범람·5만가구 정전 등 피해 속출
제주·부산·울산 등지서 사망 3명·상가 침수 등 ‘물폭탄’ 강력

5일 새벽 제주에 상륙한 제18호 태풍 ‘차바’는 이후 우리나라 남부지방을 할퀴고 지나가면서 곳곳에 생채기를 남겼다. 특히 이날 새벽부터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든 제주·부산과 울산의 피해가 가장 컸다. 이번 태풍으로 모두 3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에 상륙한 ‘차바’는 역대급 강풍과 기록적인 폭우로 온 섬을 공포로 몰아 넣었다. ‘차바’는 지난 4일 밤 제주도에 근접해 이날 새벽 제주를 관통했다. 이날 오전 7시6분쯤 제주항 제2부두에서 선장 송모씨로 추정되는 남성이 선박 사이를 건너다 추락해 실종됐으며, 제주화력발전소 등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5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또 제주시 한천 복개지는 지난 2007년 태풍 ‘나리’ 이후 다시 범람해 차량 수십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고, 도심 공사장의 타워크레인이 전도되고, 풍력발전기 날개가 부러지는 등 시설물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11시경 만조시간대 부산에 상륙한 ‘차바’는 해일성 파도를 동반하면서 더 큰 위력을 발휘했다.

부산에서만 태풍 피해로 3명이 목숨을 잃고 5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된다. 붕괴사고도 잇따랐다. 부산 도심 한복판에서 27m 높이의 주차타워가 길가에 쓰러져 차량과 주택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차량 수십여 대가 강물에 떠내려가면서 막대한 재산피해를 냈다.

최고 124㎜의 폭우가 쏟아진 울산에서는 구조 활동에 나섰던 119대원과 60대 남성 등 2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중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은 한때 홍수경보 기준인 수위 5.5m를 넘어 범람 직전까지 갔고, 도로 곳곳이 침수돼 교통이 두절됐다. 또한 차량 수십 대가 강물에 떠내려가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태풍 ‘차바’는 이날 오후 9시 독도 동쪽 약280㎞ 부근 해상까지 진출했다. 이후 77㎞/h의 속도로 동북동해 6일 0시에는 일본 센다이 서쪽 약310㎞ 부근 해상으로, 이날 오전 3시에는 일본에 상륙했다.

한편,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당초 5일부터 9일까지 예정돼 있던 제55회 탐라문화제는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으로 축소해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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