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등록 10만명 넘으면 유엔에 국가지위 신청…내년에 국가위성 발사"

우주과학자들과 법률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연구진이 사상 첫 '우주국가' 건설 계획을 공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우주국제연구소(AIRC)라는 단체의 설립자인 이고르 아슈르베일리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우주상의 국가인 아스가르디아(Asgardia) 건국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아스가르디아는 국기와 국가, 여권을 보유하고 유엔 회원국 등록 절차를 밟는 정식 국가를 목표로 한다고 연구진은 소개했다. 국가명은 북유럽 신화에서 신들의 세계인 '아스가르드'에서 따온 이름이다.

프로젝트는 시민 확보를 '건국'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지구상에 영토를 가진 국가는 아니지만, 세계 각국 출신 누구라도 아스가르디아의 시민이 될 수 있다.

아슈르베일리는 "모든 지구 시민들에게 열려 있다"며 "신체적으로 세계 다양한 국가에 거주하면서 자국의 시민인 동시에 아스가르디아의 시민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페이지에서 간단하게 아스가르디아 시민으로 등록할 수 있으며 이미 1만8천명 이상이 신청서를 냈다. 연구팀은 신청자가 10만명을 넘으면 유엔에 국가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또한 아스가르디아는 당장 우주에 영토를 개척할 수는 없지만, 먼저 내년에 첫 번째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모든 인류를 우주에서의 인공적·자연적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책을 고안한다는 포부도 있다.  

연구진은 프로젝트의 목적은 미래 우주탐험을 '평화롭게' 활성화하도록 철학적·법적 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우주조약에 따르면 우주 발사체에 대한 책임과 의무는 발사체를 쏘아 올린 나라에 있다.

현재 13개국이 1천300개 위성을 띄워놓고 우주 자산을 어떻게 자국 방위에 유리하게 무기화할지 고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슈르베일리는 아스가르디아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구를 보호하면서 현재 접근권을 갖지 못한 이들에게 우주기술에 접근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주공간이 약육강식의 법칙이 통하는 정글이 되지 않은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우주의 평화를 지키고 지구의 분쟁이 우주로 옮겨 가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우주 건국에는 큰 걸림돌들이 남아 있다. 실체적 영토 없이 국가로 인정받는 문제, 프로젝트 자금 조달 문제 등이다.

러시아 출신 나노과학자이자 사업가로 유네스코에서 우주과학 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아슈르베일리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취재진)이 오늘 여기서 웬 미친 러시아 로켓 과학자가 헛소리를 했다고 쓴다고 해도 놀라지 않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시대의 우주탐험에는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면서 민간 투자자들과 협의 중이며 크라우드펀딩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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