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많은 이들에게 잔잔하고 소박한 감동을 주었던 영화 ‘건축학개론’은 첫사랑을 테마로 한 로맨틱 무비로 기억하고 있다.

이혼한 30대 여성이 과거 대학시절 건축학 강의를 통해 만난 첫사랑을 찾아 그를 통해 감정을 재확인하려 하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건축학이라는 딱딱하고 하드웨어적 요소와 첫사랑이라는 소프트적 감성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소재를 절묘하게 결합하여 영화를 제작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처럼 마을 만들기 사업 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시 마을에는 수많은 마을 자원들이 산재해 있다. 대수롭지 않고 하찮게만 보였던 돌담, 정낭, 당굿, 설화, 할망당, 폐교, 연못 등외 다양한 자원과 마을의 고유한 역사 및 문화적 정서를 융합하여 특별한 가치로 활용한다면 Killer Contents(치명적 매력요소)를 발굴할 수 있다. 마을사업 또한 이러한 취지에 방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제주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마을공동체사업에서 답을 찾고자 한다. 5인 이상으로 구성된 주민모임을 대상으로 시작하고 있는 사업으로 정착주민을 중심으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마을신문·달력제작, 탁구교실, 생태체험 및 취미교실 등의 아기자기한 테마로 마을 공동체 문화의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정착주민과 선주민간의 마을자원을 활용하여 주민의 힘을 모으는 과정이 진행되면서 갈등해소에도 거점 적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클린하우스에서 작은 음악회 개최해 청정과 문화가 함께하는 공존의 가치 안에서 소프트웨어적 문화요소를 담은 창조적 융합콘텐츠를 계속 발굴할 계획이다. 결국은 사소함에서 마을자원을 발굴하고 그 토대위에 스토리를 입히고 주민 스스로 힘으로 특화사업으로 특별하게 발전시키는 것이 마을 만들기의 힘이다.

행복한 마을은 주민주도로 잠자고 있는 마을의 숨은 자원을 찾아내고 탈바꿈할 때 찾아오기 마련이며 이러한 창조적 서포터 역할은 행정의 몫이다.

가을 한복판 10월, 쉬엄쉬엄 머무르면서 옛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우리 동네 마을이 많이 재발견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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