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태평양전쟁 희생자 합동 위령제 봉행

▲ 태평양전쟁 당시 징병과 노역 등으로 희생된 원혼을 달래기 위한 제20회 태평양전쟁 희생자 합동 위령제가 8일 서귀포시 대포동 약천사 경내 위령탑 제단에서 엄숙하게 봉행됐다.

“억울하게 떠난 희생 영령들이시여 영면하소서.”

태평양전쟁 당시 징병과 노역 등으로 희생된 원혼을 달래기 위한 제20회 태평양전쟁 희생자 합동 위령제가 8일 서귀포시 대포동 약천사 경내 위령탑 제단에서 엄숙하게 봉행됐다.

(사)태평양전쟁 희생자 유족회 제주도지부(지부장 강덕림) 주최로 열린 이날 위령제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 이중환 서귀포시장, 유족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입제 선언, 초혼문, 헌화·분향, 주제사, 추도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강덕림 지부장은 주제사에서 “제주에도 일제의 야욕으로 시작된 태평양전쟁으로 인한 수많은 희생자가 있다”며 “일본은 과거사를 청산함이 마땅하지만 아베 내각이 들어선 이후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탈바꿈하는 등 군국주의 망령을 되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족회가 태평양전쟁 희생자 추모사 업에 힘쓰고 있는 것은 반복되지 말아야 할 역사의 비극을 후손들에게 바로 알려 경종을 울리고 교훈을 얻기 위한 것”이라며 “일제 식민지 지배와 직결된 불법 행위에 대한 보상 청구권은 여전히 영구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제주의 오늘날은 태평양전쟁 희생자분들을 비롯한 조상들의 숭고한 희생 속에 이뤄졌다”며 “제주 발전의 원동력이 된 조상들의 희생정신을 오늘날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관홍 의장도 추도사에서 “아픈 역사를 외면하는 것은 결국 미래를 외면하는 것”이라며 “머나먼 이국에서 모진 고초를 겪으며 쓸쓸히 떠난 영령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후손들이 조국의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까지 확인된 제주지역의 태평양전쟁 희생자는 1804명, 강제 동원됐다가 살아 돌아온 생존자는 37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태평양전쟁 희생자 합동 위령제는 일본이 진주만 공습을 개시한 1941년 12월 8일(한국시간)에 맞춰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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