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명승지 쇠소깍 출입로 플라스틱 드럼통 눈살
시 “노점상 영업 근절 위해”···행정 편의주의적 발상

국가 지정 문화재 명승지인 서귀포시 하효동 쇠소깍 출입로 일대에 PE 드럼통이 설치돼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아 관광객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등 관광지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뛰어난 경관 가치를 인정받아 2011년 외돌개, 산방산과 함께 국가 지정 문화재 명승 제78호로 지정된 쇠소깍은 효돈천이 끝나는 하류지역에 바다와 맞닿는 곳으로 담수와 해수가 만나서 만들어진 하천 지형이다.

깊은 수심과 용암으로 이뤄진 기암괴석, 하식작용에 의해 형성된 하천 지형의 빼어난 절경 때문에 1년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러나 쇠소깍 출입로 인도 양쪽으로 빨간색 원형 통인 PE 드럼통이 설치돼 있어 주변 경관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 현장 확인 결과 인도를 따라 줄지어 설치된 PE 드럼통으로 인해 마치 공사 현장을 방불케 했다.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쇠소깍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관광객 고모(36·여·부산)씨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쇠소깍 출입로에 설치된 드럼통이 주변 경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며 “관광지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33)씨도 “국가 명승지로 지정된 곳에 드럼통이 웬 말이냐”며 “무슨 이유에서인지 잘 모르지만 지난 여름부터 설치된 드럼통이 관광지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만큼 빨리 치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행정은 쇠소깍 출입로 인도에서 영업하는 노점상을 근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불가피하게 임시로 PE 드럼통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가 명승지에 PE 드럼통 설치라는 행정 편의주의적인 발상으로 서귀포시의 아름다운 가치와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 관계자는 “쇠소깍 인도에서 영업하는 노점상을 막기 위해 임시로 드럼통을 설치해 놓은 것”이라며 “해당 구간에 조경수 식재할 계획으로,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받아야 하다 보니 시간이 걸리는 측면이 있는데 빠른 시일 내에 드럼통을 치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