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대담>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듣는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매일 김철웅 편집국장과 신년대담을 하고 있다.

민선 6기 도정이 출범한 지 2년 6개월이 지나며 후반기를 맞고 있다. 신년 대담을 통해 제주 지역의 크고 작은 현안들에 대한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생각과 해법 제시 등을 들었다. [편집자 주]

▲임기가 벌써 2년 반이 지났다. 지금까지 해온 일 중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업은=첫 번째 방점을 찍은 일은 청정 환경 보전이다. 투자에 찬밥, 더운밥을 가릴 처지가 아닐 때가 있었다. 그 결과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지고 자연 파괴, 먹튀 자본으로 몸살을 앓았다. 교통정리를 하지않으면 한 발자국 떼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서 강력하게 난개발에 제동을 걸었다. 대규모 투자사업의 원칙과 기준을 다시 마련했고 농지기능 관리 강화, 토지불법전용 차단, 경관 가이드라인 제시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제주신화역사공원과 드림타워 사업은 환경보호 가이드라인을 엄격히 준수하게 하면서 고용이나 지역 경제에 더 많이 이바지할 수 있도록 투자원칙을 바로 잡은 경우다. 그리고 주거안정을 위한 제주형 공공임대주택, 대중교통체계혁신, 제2공항 등 지속 가능한 미래 인프라도 시동을 걸었다. 전기차와 풍력, 태양광 발전을 기본으로 하는 탄소 없는 섬프로젝트는 제주의 에너지 자립과 수출을 가능하게 하고 감귤과 관광에 의존적인 경제 구조를 보완하는 미래성장 산업으로 커 나가고 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매일과의 신년 대담에서 지난 2년여간의 소회와 향후 도정 운영 방향을 밝히고 있다.

▲시민복지타운 행복주택 사업 반대가 많다. 행복주택은 LH 등에 맡기고 제주도는 영구 혹은 장기 임대주택으로 가야 하는 게 아닌가=자기 집이 없는 사람이 40%가 넘는다. 부동산 가격도 다른 지역에 비해 몇배 빠르게 뛰고 있다.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한 실정이다. 최소한 살 집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국비 지원을 70%받고 제주도 예산을 투자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하는 정책이 행복주택이다. 대상은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저소득층과 노인층이다. 부모와 본인의 소득이나 재산도 다 조사해서 ‘금수저’는 제외된다. 행복주택은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의 사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우려되는 교통 체증과 교육환경 문제는 해소를 위한 대안을 모색 중이다. 시민복지타운에 공공 목적시설도 갖춰 모든 시민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하겠다.

▲오라관광단지 난개발·지하수·하수 처리 논란에 대해=오라관광단지는 20년 전에 유원지로 지정돼서 이미 개발공정이 10%이상 진행된 사업이다. 단지 중산간이라고 무조건 개발을 못 하게 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로 볼 수 있다. 투자 원칙과 경관 가이드라인에 위배되는 상황도 아니다. 우선 사업자가 신청했기 때문에 법과절차에 따라 심의하는 단계다. 다른 개발사업에 비해 규모나 투자비가 가장 큰 사업이어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고용, 환경, 지하수, 하수와 쓰레기처리, 교통과 관련해 더 엄격한 기준과 잣대를 가지고 그물망처럼 심의과정이 진행되도록 하고 있다.

▲오라관광단지 자본의 실체에 대한 의혹이 많다=하도 의혹을 제기하니 저도 궁금하다. 현재 몇 장짜리 사업계획서로 판단하기 어렵다. 도의회에서 환경영향평가 동의가 이뤄진다면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개발사업 시행승인 신청서를 받아볼 수 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자본의 주체가 누구인지, 자금조달 계획과 융자는 어떻게 되는지 세부 사업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비수익 사업과 수익 사업에 대한 편법과 부실투자 안전장치 등에 대해 국제적인 신용기관과 투자전문기관에 의뢰해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다. 오라단지에 대한 토론회는 조례상 규정된 것으로하면 모든 인허가 사업을 해야 하는 선례가 남아서 안 된다는 유권해석이고 그것과 관계없이 의견수렴 과정인 설명회나 토론회는 할 것이다. 워낙 규모가 커서사업이 성공적으로 됐을 때 제주사회가 감당할 수 있을지 감당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야 한다. 성공하지 못해도 문제지만, 성공해도 문제다. 이 두 가지에 대해 충실하게 시뮬레이션을 하고 최종 판단하겠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대한 견해는=JDC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서 제주를 국제 자유도시로 개발해 나가는데 그 과정에서 부동산 분양에 치우친 개발로 제주를 위험한 방향으로 끌고 갈수 있다는 비판이 강하다. 출범 15년이 지난 만큼 공론화가 필요하다. 제주의 땅과가치를 가지고 사업을 하는데 상대적으로 도민 주도권이나 도민 기여도가 낮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 기류도 커지고 있다.

그래서 JDC의 제주도 이관이나 사업계획과 수익 환원에 대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법률과 충돌하는 부분도 있는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어떻든 변화는 있어야 한다.

▲제2공항 관련 갈등 해소와 주변 발전계획 구상은=제주의 오랜 숙원사업이고 안전과 미래를 위한 결정이지만 성산읍 주민들에겐 백번 양보해도 미안한 일이다.

견해차를 많이 좁혀 나가야 한다. 주민들이 제기한 수산굴 등 환경문제는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정밀하게 검증하도록 하겠다. 제2공항과 주변 지역의 미래는 해당 지역주민들과 함께 밑그림을 그릴 것이다. 제주도가 중심이 되는 공영개발이 원칙이다. 무한소통과 협력의 폭을 넓혀공항건설 과정에서 주민의 실질적인 권리와 이익, 아픔과 희생을 아우르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반영해 나가겠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인한 그림자, 범죄 흉포화다. 제도개선 등에 대한 생각은=공권력과 기초질서가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지는 것도 한순간이다. 이번 기회에 정부와 협의해 경찰과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외국인 전담 인력을 추가 확보하고 제주도에서도 외국인 밀집 지역에 자치경찰 치안센터 설치로 질서 유지에 힘쓰고 있다. 자치 경찰의 체포 및 수사 권한확보를 위한 제도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도내 평균 임금이 전국 최하위권이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늘어나고, 제한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사회적 손실이다=임금을 인위적으로 올릴 수는 없다. 앞에서 끌어주는 기업이 있어야 한다. 우선 공기업과 외국 투자기업 중심으로 임금 수준을 높이자는 것이 정책 기조다.

제주도개발공사, 에너지공사, 제주관광공사 등 수익구조가 되는 공기업 채용을 늘릴 것이다. 또 신화역사공원 등 몇 조원 단위를 투자하는 기업들 중심으로 도민 중심 일자리를 창출하며 임금과 복지수준을 최대한 높이는 조건을 걸어 일자리 창출형 투자로 유도한다는 원칙이다.

이를 국제사회에도 선언했다. 자신이 꿈꾸는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스타트업 창업도 적극적으로 밀겠다.

▲지사에게 ‘제주’라는 의미와 미래상은=제주는 저를 키워준 어머니와 같다. 예전 편 가르기나 줄 세우기에서 자유롭게하고 제주 발전을 위해 ‘부모님께 효도해야 한다’는 마음이다. 제주는 ‘작은 대한민국’이라고 해도 될 만큼 방대한 내용을 품고 있다. 환경, 관광, 문화, 평화, 에너지 등 제주의 미래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많다. 국제적 휴양관광지, 환경모델도시, 첨단 스마트도시, 문화예술의 섬과 같은 구체적인 미래 청사진도 그려지고 있다.

제주가 가진 청정 자연, 힐링과 인문적인 요소, 교통과 스마트 기술에서 오는 편리, 깨끗한 에너지, 전기차, 여러 관광자원을 활용하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통해 제주의 미래가 더 풍성해질 수 있다. 자연과 첨단이 조화되는 미래가 바람직하다.

대담=김철웅 편집국장 ·정리=이정민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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