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에 이어 한경면 용수리 철새도래지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9일 한경면 용수저수지 인근에서 발견된 청머리오리 사체에서 고병원성인 H5N6형의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난 5일 하도리 철새도래지 분변에 이어 도내 두 번째 AI 확진 사례다. 이에 제주도는 시료채취장소를 중심으로 반경 10㎞ 지역을 방역대로 설정, 야생조수 예찰을 강화하는 한편 방역대내 농가를 대상으로 이동제한 조치를 취했다. 용수리 방역대 안에는 닭 39만4000마리(22농가)와 오리 333마리(6농가)가 사육되고 있다.

제주도 방역당국이 AI와의 2차전에 돌입한 셈이다. 그나마 제주에서 계속된 고병원성 AI 발견이라는 불행 속에 다행이라면 ‘1차전’은 방역당국의 승리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하도리 철새도래지 주변 방역대내 닭 농가 임상관찰검사 실시 결과 감염 등 이상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13일자로 이동제한 조치가 해제된 것이다. 제주도는 오리 농가는 19일 경 임상검사가 예상된다. 농식품부 AI 긴급행동지침은 시료채취일 기준 닭은 7일, 오리류는 14일 경과 후 검사 결과 이상이 없을 경우 이동제한을 해제하고 있다.

도내 동·서부의 대표적 철새 도래지에서 잇따라 AI가 확진되는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AI가 농가로 확산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제주도 방역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하도리 철새도래지의 고병원성 AI 확진이후 방역대 내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기에 한경면 용수리 철새도래지도 그러하리란 ‘예단’을 해선 안될 일이다.

그리고 도내엔 많은 철새도래지가 있다. 마음을 놓지 말고 AI가 공식적으로 종식이 선언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도내에 사육되는 닭이나 오리 등의 과다를 떠나 ‘청정 이미지’로 살아가는 제주에서의 AI 농가 발생은 어떠한 일이 있어야 막아야함을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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