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종교

▲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 메디나의 지투나 이슬람 사원

튀니지 여행을 하다보면 하루에 다섯 차례씩 이슬람사원의 첨탑인 미나렛(manāra)에서 확성기를 통해 나오는‘무에진(Mu’aḏḏin)'의‘아잔(aḏān)'을 듣게 될 것이다. 갑자기 여러 곳에서 동시에 확성기를 통해 소리가 나오면 예배시간을 알려주는 것이므로 놀랄 필요는 없다.

▲ 튀니스 시내 중심가에 있는 유대교회. 무장한 경찰에게 허락을 받고 찍은 아주 귀한 사진이다.
▲ 1879년에 세워진 프랑스 교회. 프랑스 교회는 매주 토요일 오후마다 한인교회가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다.
▲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 중심가에 있는 ‘성 벵상트 드 폴’ 성당. 1882년에 프랑스가 세웠다.
▲ 튀니지 수도 튀니스 중심가에 있는 1882년에 프랑스가 세운 ‘성 벵상트 드 폴’ 성당

▲하루에 다섯 번 기도하는 이슬람교도들

예배시간을 알리는 소리를 ‘아잔이라고 한다. 예배시간을 알려주는 사람을 무에진’이라고 한다. ‘아잔’은 불교나 천주교에서 예불과 예배시간을 알려 주는 종소리나 유대교에서 나팔소리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잔은 새벽(파즈르), 정오(주흐르), 오후(아스르), 일몰(마그립), 밤(이샤)으로 구분되는데 정확한 시간을 정해둔 것은 아니다.

이슬람교에서는 기도를 하루에 다섯 번 하도록 되어 있다. 이 중 새벽은 동이 막 터올 무렵으로 검은 실과 흰 실이 구분되기 시작할 때, 정오는 하루 중 해가 한 가운데 있을 때, 오후는 해가 기울기 시작해 햇빛이 노래지기 시작할 때, 일몰은 해가 막 떨어진 직후, 밤은 완전히 어두워져서 흰 실과 검은 실이 구분되지 않을 때다.

튀니지는 수니파다. 수니파의 표준적인 아잔은 다음과 같이 번역된다. “알라는 가장 위대하다. 알라 외에 어떤 신도 없다고 나는 증언한다. 나는 마호메트가 알라의 예언자라고 증언한다. 기도하러 오라. 구원받으러 오라. 알라는 가장 위대하다. 알라 외에 신은 없다.”

첫 번째 문장은 4번 반복되고 마지막 문장은 1번, 다른 문장들은 2번 외친다. 이렇게 튀니지 사람들은 검은 실과 흰 실이 구분되기 시작할 때부터 하루를 시작한다. 

▲이슬람 4대 성지의 하나, 카이로우안

내가 활동을 했던 튀니지국립도서관은 근무 형태가 좀 복잡하고 특이하다. 이런 근무형태는 나중에 튀니지국립도서관을 소개하면서 다시 거론하겠지만 어쨌든 오전 8시부터 근무를 하며 토요일에도 근무하기 때문에 오후 근무자들이 출근하기 시작하면 오후 2시 30분부터 퇴근하기 시작한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은 3층에 있었는데 사무실에 들어가려면 출입문을 열고나서 긴 복도를 지나가야 한다.

출근 첫날, 퇴근을 하려고 사무실 문을 열고 나와 보니 길다란 복도에서 사람들이 조그만 카펫을 무릎에 깔고 이마를 바닥에 대고 기도를 하고 있었다. 튀니지에 와 처음으로 보는 장면이라서 겁이 났다. 그 날 나는 사람들이 사라질 때까지 퇴근을 하지 못했다.

서서히 튀니지 무슬림에 대해 알기 시작하면서 도서관 주위에 있는 이슬람 사원들을 혼자 보러 다녔다. 그러던 중 이슬람교의 4대 성지 중 하나가 튀니지의 중부도시 카이로우안(Kairouan)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카이로우안의 메디나(구 도심)
▲ 카이로우안의 그레이트 모스크

▲북아프리카 최초의 이슬람 사원

카이로우안은 튀니스에서 남쪽으로 160km 지점의 내륙에 위치한 인구 16만 명의 도시다. 튀니지에서 네 번째로 크다.

이슬람교의 4대 성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메카’와‘메디나, 이스라엘의‘예루살렘’, 그리고 튀니지의‘카이로우안’이다. 북아프리카 이슬람교인들은 카이로우안에 일곱 번 순례하면 메카에 한 번 성지순례를 다녀온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카이로우안에 있는 그레이트 모스크(Great Mosque)를 탐방하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튀니스에서 그곳까지는 4시간이 걸렸다. 돌아올 시간을 계산하며 서둘러 탐방을 시작했다.

대사원 입구에서 입장권을 사려고 기다리는데 히잡을 두르지 않은 여성은 입장하지 못하도록 제재하고 있었다.

▲ 튀니지 수도 튀니스 메디나의 지투나 이슬람 사원과 그 주변에 형성된 시장의 모습

입장을 하고 보니 6회와 7회에 소개했던 튀니스의‘지투나 모스크’의 건물 모습과 같았다. 카이로우안의 그레이트 모스크는‘지투나’보다 몇 배 크지만 튀니지 사람들도 사진으로 카이로우안(Kairouan)의 그레이트 모스크를 보여주면 ‘지투나’라 할 정도로 구분하기 어렵고 한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띠는 것은 35m의 미나렛이다. 이 모스크는 서기 670년경에 지금이 중동에서 아랍인들이 쳐들어와서 동로마 제국을 격파하고, 아프리카를 이슬람 세계에 편입시키면서 세은 북아프리카 최초의 이슬람 사원이라 한다.

이후 카이로우안에서 건국한 아랍인의 여러 왕조들은 동쪽으로는 지금의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 서쪽으로는 지금의 모로코를 지나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에스파냐(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까지 정복해 그곳에‘코르도바’를 건설했다. 지브롤터 해협은 유럽의 스페인과 아프리카의 모로코 사이 해협으로 지중해와 대서양의 접점에 있는 해협이다. 

카이로우안의 대모스크에는 무슬림의 기도처인 자위야(Zawiya)가 있는데, 이곳에 마호메트의 동료들 중 한 명인 아부 자마(Abu Djama)의 유해가 보존돼 있어 지금도 튀니지·알제리·모로코 등 북아프리카에서 제1의 성스러운 도시이다.

예배실은 200개가 넘는 기둥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이 기둥들은 카르타고의 로마유적에서 운반해 온 것이라고 한다. 사진 촬영을 금하고 있어 실내 사진은 찍지 못했다.

▲ 아랍계 아글라브 왕조(서기 800~909)때 만들어 진 '아글라브 저수조(Aghlabid Basins)'.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데 이 저수조는 36km 떨어진 산에서 끌어온 것이다. 저수조 중 가장 큰 것은 지름이 128m이며 깊이가 5m나 된다.

▲외국인의 종교 활동을 보장하는 나라

모스크를 나오자 3㎞가 넘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카이로우안 메디나가 펼쳐졌다. 성루에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타원형태의 거대한 저수조가 여러 개 보였다.

이 저수조는 튀니지와 알제리 동부지역 일대를 통치한 아랍계 아글라브 왕조(서기 800~909)때 만들졌다. '아글라브 저수조(Aghlabid Basins)'라 한다.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이 저수조는 지하수를 저장한 것이 아니라 여기서부터 약 36km 떨어진 산에서 끌어온 물을 저장하고 있다. 6000만 리터의 식수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저수조 중 가장 큰 것은 지름이 128m이며 깊이가 5m나 된다. 그 옛날 거대한 저수조를 만들었던 그들의 기술력에 대단하다. 카이로우안의 전체 지역은 유네스코는 1988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튀니지는 인구의 98%가 이슬람교를 믿으며 수니파이다. 이슬람교를 회교라고 하는데 무함마드를 예언자로 한다. '알라'를 단일 신으로 믿는 종교다. 이슬람을 믿는 신자는 남자일 경우에는 무슬림이라고 하고 여자일 경우에는 무슬리마라고 한다.

튀니지의 헌법 제1조는 튀니지가 이슬람 국가임을 명시하고 있지만 국교는 명시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외국인들에게는 종교 활동은 보장하고 있지만 튀니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활동은 금지된다. <고병률 제주도작은도서관협회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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