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산불 50곳으로 줄어 진정 국면…작년 7월 이후 3112건 발생
11명 사망·5885㎢ 소실ㆍ이재민 7422명·재산피해 3823억원

사상 최악의 칠레 산불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칠레 내무부 국가비상사태관리국(ONEMI)은 5일(현지시간) 현재 진행 중인 산불이 50곳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고 라 테르세라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50곳 중 34곳에서는 큰 불길이 잡혔으며 7곳에서는 여전히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9곳에서는 잔불 정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던 산불은 전날부터 일부 지역에서 비가 내린 데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급속히 세력이 약화됐다.

칠레 정부는 이에 따라 전날 산불 확산에 따른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했다.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그러나 건기가 끝나는 오는 4월까지 산불에 대한 경계심을 잃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칠레 정부는 산불 피해 지역의 복구를 위해 세르히오 갈릴레아 공공시설부 차관을 국가재건조정관으로 임명했다.

정부는 복구 작업에 2800만 달러(318억5000만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대부분은 가옥 건축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건기라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지난해 7월 이후 칠레에서는 모두 3천112건의 산불이 발생해 5885㎢에 달하는 숲과 농지 등이 소실됐다.

이는 서울 면적(605㎢)의 10배에 육박하는 면적이다. 특히 산불은 최근 수 주 동안 집중적으로 발생해 피해를 더 키웠다.

7개 주가 산불 피해를 본 가운데 2천840㎢가 소실된 마울레 주가 가장 피해가 컸다. 가장 많은 횟수의 산불이 발생한 지역은 비오비오 주로 954건이 발생한 것으로 기록됐다.

국가 재난관리청은 산불로 742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오이긴스, 마울레, 비오비오 주에 사는 주민 469명은 아직 긴급구호시설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산불로 11명이 숨지고 1천624채의 가옥이 불에 탔다. 재산피해는 3억3300만 달러(382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칠레에서는 고온건조한 여름철에 산불이 자주 발생하지만, 올해의 경우 기후 변화에 따른 가뭄이 극심해 피해가 컸다.

산불은 주로 자연발화와 인적 실수 때문에 발생한다. 발화와 산불 확산에 책임이 있는 혐의로 35명이 최근 체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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