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시작과 함께 졸업 철을 맞았다. 제주지역의 경우 대부분의 학교가 2월 둘째 주 부터 셋째 주에 졸업식을 갖는다.

기성세대에서의 전통적 의미의 졸업식은 해당 교과과정을 마친 학생들을 격려하고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격려하는 자리다. 그러나 10여 년전 부터 졸업식의 풍경이 매우 거칠어졌다. 그 이전에는 밀가루를 뿌리며 교모를 찢는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졸업빵(졸업식 뒤풀이)’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교복 찢기, 밀가루와 계란 투척, 알몸 뒤풀이, 교복을 입은체 강가나 바닷가에서 선배들의 강압에 못이겨 입수하고, 특정학생에 대해 폭력을 휘두르는 것으로 확대됐다.

이에 우리경찰에서는 도내 학교 졸업식이 건전한 졸업식이 되도록 홍보 및 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강압적 뒤풀이 예방 및 문제 신속 해결을 위해 스마트폰 앱 117Chat, 안전Dream, 112, 117 등을 통해 피해신고를 접수받고 있다.

그러나 ‘건전한 졸업식’이 과연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얽매어 있던 학교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을 잘 풀 수 있는 자리다. 반면 기성세대들은 스승에 대한 감사의 표시와 함께 미래에 대한 면학의 의지를 다짐하는 자리로 여길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과 기성세대들과의 졸업식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졸업식 갈등’은 해소하기 힘들다. ‘건전한 졸업식’을 내세워 학생들에게 ‘졸업식에서 얌전해질 것’만을 요구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무형의 폭력일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학교울타리에서 해방됐다는 사실을 졸업식 날 이라도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졸업식장 주변에 마련해두는 것이 좋을 듯 싶다. 풍선 터뜨리기나 볼 던져 핀 쓰러뜨리기, 모래주머니로 박 열기 등이 검토 할 만하다.그러나 근본적인 것은 가정·학교교육의 정상화다.

아이들을 무한경쟁 속으로 집어넣어 ‘공부벌레’로 만들어 놓고도 졸업식이 전통적의미의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졸업식 하루 전이라도 아이들과 앉아 학교생활에 대한 느낌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물으며 부모사랑을 전해주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서귀포경찰서 효돈파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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