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JEJU air)의 ‘제주예약센터 존폐(存廢) 여부’ 문제가 오락가락하면서 도민들을 농락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제주도 항공’이란 이미지가 크게 퇴색된 가운데 애경그룹의 안하무인적(眼下無人的) 태도에 도민들의 반발 또한 더욱 거세지는 중이다.

제주자치도가 “예약센터 폐쇄는 없을 것”이라는 제주항공 측의 입장을 제주도의회에 보고한 것은 지난 8일. 그러나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예약센터 운영을 맡았던 아웃소싱업체(메타넷엠씨씨)가 이미 ‘폐쇄 결정’을 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도의원들이 “제주항공이 제주도 및 도의회를 우롱했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하민철 위원장은 “소식을 접한 제주도민들이 박탈감과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도민과 제주도정, 도의회를 우롱(愚弄)하는 사건이 왜 생겼는지 명백히 밝히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임성수 제주도 공항확충지원본부장은 “제주항공으로부터 예약센터 폐쇄 시기가 결정된 것이 없고 폐쇄(閉鎖)할 의사가 없다고 유선(전화)으로 공식입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주항공 측이 아직도 애매모호한 이야기만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우리는 폐쇄라는 말을 안 쓰고 이전(移轉)이라는 말을 사용한다며 우리도 아웃소싱업체인 메타넷엠씨씨가 일부 직원들과 (무엇인가) 합의하는 정도만 알고 있다. 그러면서 제주도가 “제주항공이 제주예약센터를 오는 3월부터 서울과 통합해 운영할 의사를 밝히며 직원 52명에게 서울 이전 혹은 권고사직을 통보했다”라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는 “예약센터 직원들은 메타넷엠씨씨 소속이다. 우리가 권고사직 통보를 한 적이 없고, 했다면 메타넷엠씨씨가 했을 것”이라고 둘러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이 말하는 폐쇄가 아니라 이전을 하더라도 50여명의 제주 일자리가 없어진다. 이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제주자치도는 이를 놓고 더 이상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해서는 안 된다. 폐쇄든, 이전이든 제주항공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대신 제주항공에 대해 ‘제주’라는 이름을 빼기를 냉정하게 요구하라. 그것이야말로 도민들의 자존심(自尊心)을 더 이상 구기지 않고 지키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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