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 소유의 곶자왈이 개발사업으로 인해 파괴될 위기에 놓였다고 한다. 도내 환경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곶자왈사람들과 제주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지난 9일 공동 성명을 내고, 최근 선흘곶 동백동산 인근 곶자왈에 조성 계획이 수립된 ‘제주사파리월드’ 사업과 관련 “제주도가 말로는 ‘곶자왈 보전’을 외치면서 도 소유의 곶자왈 부지마저 개발 허가를 묵인해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전체 사업 대상 부지 99만1072㎡ 중 25%인 25만2918㎡가 도유지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파리월드는 제주에서도 생태계가 가장 뛰어난 곶자왈 중 하나인 선흘곶자왈 동백동산과 바로 맞닿는 곳에 호텔과 야외 사파리 등 관광시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이미 사업자는 제주도와의 임대계약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사업계획을 제출한 상태”라며 “현재 사업 진행이 환경영향평가 초안 접수 단계까지 이를 정도면 도유지 곶자왈에 대한 임대여부를 제주도와 사전에 협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곶자왈 국립공원 추진’ 등 말로는 곶자왈 보전 의지를 강조해 온 제주도가 뒷전으로는 도유지 곶자왈에 대한 개발사업을 묵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만 하다. 제주자치도가 실제로 이러했다면 도민 기만이고, 몰랐다면 곶자왈 보전 정책에 큰 허점이 생긴 것이라는 게 환경단체의 설명이다.

원희룡 지사는 취임사를 통해 “제주도를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지켜내겠다”고 다짐했었다. 그 다짐은 ‘제주의 허파’이자 도민들의 땅인 곶자왈을 지키는 데서부터 실천해야 한다. ‘제주사파리월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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