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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정치인들의 변신은 無罪인가
데스크 승인 2017년 02월 13일 (월) 김계춘 | 주필
   
 
김계춘 주필
 

김문수, 탄핵 찬성서 반대로 돌변
‘촛불집회 음모론’도 제기
하태경 의원 등 정계은퇴 촉구

신구범 前지사 “전두환 가장 존경”
국정농단 원인 민주당 등 야당 탓
“시절이 하수상하니…” 도민 개탄

한때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광고 카피가 회자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정치인의 변신도 과연 무죄(無罪)인가?

최근 들어 ‘전향’이라고 불릴 만큼의 발언으로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정치인들이 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신구범 전 제주지사가 바로 그 중심 인물이다.

# 옛 민주투사 김문수의 대변신: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이 문화융성과 스포츠 진흥을 위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설립한 것”이라며 “그것은 헌법의 기본이념인 자유민주주의를 뿌리내리기 위한 정당한 통치행위였다”고 강변(强辯)했다.

이 발언은 이내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발언 내용이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박 대통령의 인식과 정확히 일치하는데다, 검찰 수사와 특검 수사까지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 온라인과 SNS에서는 김 전 지사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굴하지 않고 그는 “촛불세력만 우리 국민이고 그들의 주장만이 진리처럼 여기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일견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촛불집회가 골수 좌파(左派)와 특정 세력에 의해 주도됐다”고 주장하며 ‘촛불집회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반면에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야말로 나라를 걱정하는 정통 보수세력이라고 거들었다. 촛불과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을 이분법으로 나눠 그 속에 담긴 민의(民意)를 폄훼한 것이다.

급기야 하태경 바른정당 국회의원이 7일 김문수 전 지사의 정계은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과거 민주투사였던 김 전 지사가 친박(親朴) 간신들의 돌격대로 변신했다. 두 달 전만 해도 ‘비리·불통·무능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고 했던 사람이 이제는 가장 청렴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기각돼야 한다고 입장이 바뀌었다. 그런 분이 새누리당 대권(大權) 후보에 정신이 팔려서 수구세력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하태경 의원 역시 과거 운동권 출신이다.

# 신구범 전 제주지사의 경우: 신구범 전 지사의 ‘위험수위’ 높은 발언 또한 공교롭게도 같은 날(6일) 터져나왔다. 조천읍 제주항일기념관에서 열린 ‘자유·법치사회 회복을 위한 시국강연회’에서 신 전 지사는 “5·16은 혁명”,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전두환” 등 정제되지 않은 막말을 쏟아냈다.

이날 그는 탄핵소추안 발의와 관련 판사 출신 아들(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 “법률적으로는 탄핵사유가 안 된다. 그렇지만 촛불 때문에 탄핵이 된다고 했다”며, 탄핵반대 집회에 참가하게 된 경위부터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신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탄핵이 기각될 수도 있다 한 것’을 ‘아버님이 탄핵사유 안 된다고 해석한 것 같다’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그 뒤에 이어진 발언들 때문이었다. 신 전 지사는 도민사회 일각의 ‘5.16 도로명’ 개명운동과 관련해 “명칭은 역사다.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역사이고, 제주도개발의 시작”이라며 감귤나무를 심고, 어승생수원지를 조성하게 된 것, 삼다수를 개발하게 된 것 모두 ‘박정희 작품’이라고 추켜세웠다. 이른바 ‘박비어천가’를 부른 것이다.

이와 함께 “제가 도지사를 했을 때 도민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는데, 끝나고 나니 4인방이 있다고 하더라. 그런데 저는 전혀 몰랐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광주5·18 양민학살’로 처벌을 받은바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선 “가장 존경하는 사람, 배짱 좋은 사람”이라고 극찬했다. 또 국정농단 사태를 말단 공무원 책임으로 돌리는가 하면,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 원인을 새누리당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탓으로 전가했다. 신 전 지사는 지난 2014년 제주도지사 선거 때 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했었다. 어제의 동지(同志)가 오늘은 적(敵)으로 둔갑한 꼴이다.

이어 ‘이념전쟁’을 부추기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대한민국은 신(新) 삼국지가 된다. 한반도는 북한과 탄핵 인용파, 탄핵 기각파로 나뉘게 된다. 우파나 좌파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어차피 전쟁은 시작이다….”

김문수나 신구범 전 지사는 그동안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 제시 등으로 ‘개혁보수’ 혹은 ‘합리적 보수’로 분류됐었다. 하지만 지금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넌 것 같다. 이를 ‘하수상한 시대(時代) 탓’으로 돌리기엔 너무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은, 비단 필자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제주매일 김계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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