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됐던 대규모 개발사업장 4곳에 대해 무더기 해제 조치가 내려졌다. 이들은 막대한 세금 감면(減免)을 받고도 제대로 투자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투자진흥지구는 제주도의 핵심산업 육성 및 투자유치를 위해 미화 500만 달러(약 50억원) 이상 투자하는 국내외 자본에 대해 조세(국세 및 지방세, 각종 부담금 감면, 국·공유재산 무상사용 등) 특례(特例)가 적용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제주도가 투자진흥지구 사업자에게 감면해준 세금을 추징키로 했으나, 그 사이 해당 사업장은 환경 파괴 등의 깊은 생채기를 남기는 등 큰 몸살을 앓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심의회는 지난주 회의를 열고 묘산봉관광지와 이호유원지, 비치힐스리조트와 제주롯데리조트 등 4곳에 대해 투자진흥지구 지정 해제를 결정했다. 그러나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토지를 중국기업에 매각 시세차익(差益)을 남긴 성산포해양관광단지는 ‘먹튀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정 해제에서 제외됐다.

이번에 지정 해제 결정이 내려진 제주롯데리조트의 경우 당초 1978억원 투자를 계획했지만 실제 투자는 1484억원에 머물렀다. 고용도 245명(도민 213명)을 약속했으나 81명(도민 75명)에 그쳤다. 지역업체 공사참여 계획 역시 절반 수준에 불과했고, 전문휴양업 등록조차 받지 않았다.

또 중국 분마그룹이 사업자인 이호유원지는 바다를 대규모로 매립(埋立)한 채 사업은 제대로 추진하지 않아 제주해안 환경만 파괴한 꼴이 됐다. 곶자왈을 마구 훼손한 묘산봉관광지와 비치힐스리조트도 골프장 사업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약속대로 투자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대기업인 보광이 사업주체인 성산포해양관광단지는 3870억원의 투자를 약속했지만 절반도 안 되는 1883억원 투자에 그쳤다. 도민고용 또한 701명(도민 455명)의 27%에 불과한 191명이 고작이었다. 뿐만 아니라 ‘먹튀 논란’을 불러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해제 대상에서 빠졌다. 그 이면에 어떤 ‘작용’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투자진흥지구 지정의 의미를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아니면 말고’식의 제도 운영으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다. 차제에 관련 제도와 관련 대폭적인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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