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포럼(대표 이선화) 주관으로 ‘원도심 재생사업’의 물꼬를 틀 해결방안이 모색됐다. 그러나 이날 모임에선 정작 해결방안 모색보다 ‘소통 문제’가 화두(話頭)로 떠올랐다. 도시재생센터 등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왜 늘 지역주민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받는가 하는 의문 제기였다.

좌장격인 이선화 도의원이 나름대로 견해를 밝혔다. “행정과 주민 간 ‘소통(疏通)’에 대한 오해가 있다”는 요지였다. 행정은 정해진 일을 알리는 것을 소통이라 생각하고, 주민들은 정책 결정 이전에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하는 것이 소통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쓰레기 정책도 마찬가지다.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원론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반면 어떻게 줄일 것인가라는 각론에 이르러선 행정과 시민 간 시각차가 엄연히 존재한다.

이를 해결해나가기 위해선 행정이 진정성과 인내를 갖고 주민과의 소통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그것은 제주도의 인터넷 홈페이지 ‘자치도에 바란다’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올해 1월부터 요일별 배출제가 시행된 이후 이 코너엔 각종 쓰레기 민원이 쏟아졌다. 하지만 각각의 물음에 대한 답이나 설명은 없고, 쓰레기 분리배출의 당위성만 강조하는 내용 하나로 일관하고 있다. ‘담당자가 한번 읽어보기는 하는지, 아니면 난독증(難讀症)이 있는 건지’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쓰레기 정책의 성공 여부는 도민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달렸다. 거액을 들인 TV 음악회나 뜬금없는 다큐멘터리 제작이 아니라, ‘소통 강화’가 관건(關鍵)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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