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설명회 파행 이후 보름만에 재개최
“지역민 의견수렴·인구 유입 대책” 요구

‘관덕정 광장 및 서문 복원에 대한 주민 토론회’가 23일 오후 2시 제주시 삼도2동 주민센터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지난 8일 주민 설명회 파행 이후 15일 만이다.

이날 토론회는 관덕정 광장·서문 복원 사업을 우려하고 반대하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됐다. 때문에 제주도의 일방적인 원도심 활성화 대책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의 성토의 장이 됐다.

토론자로 나선 하성엽(자영업)씨는 “일단 주민들 대다수는 ‘도시재생’이란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행정에선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도로를 막아 광장을 만들겠다고 한다”면서 “일방적 사업추진에 앞서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과 생활권 확보를 위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민 박사(제주대 외래교수) 역시 정책 추진에 앞서 주민 합의를 강조했다.

이 박사는 “복원(復元)이라는 것은 원래의 것을 그대로 만든다는 의미 인데, (제주성)서문에 대한 역사적 고증이 없는 상황에서 복원을 하겠다고 하니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며 “정책 추진에 앞서 지역민에 대한 의견 수렵과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인구 유입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병호(자영업)씨 “인근에 탑동·탐라문화광장 등 ‘광장’이 많은데 굳이 길을 막아 또 다른 광장을 만들겠다는 저의가 뭐냐”면서 “역사적 고증도 없이 서문 복원 운운하지 말고, 차라리 주택법을 개정하거나, 공영주차장 시설을 만들어 더 많은 인구가 유입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을 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도는 중앙로터리와 서문로터리를 잇는 도로(약 500m)를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해 일대를 광장으로 만들고, 함께 원도심(성내) 재생사업을 서문(진서루) 복원 등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이 같은 계획을 담은 ‘원도심 도시재생 전략계획 및 활성화 계획(안) 의견 제시의 건’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했지만, 소관 상임위원회는 지난 15일 주민과의 협의가 부족하다며 심사를 보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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