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문화축제 전문가 라운드테이블 어제 개최
패널 대부분 TFT 관계자 ‘대변인 역할’ 눈총

세계섬문화축제(가칭) 개최 여부와 상관 없이 전문가는 물론 도민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던 제주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이번에도 본인들 입맛대로의 토론회를 마련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박경훈)이 주관하는 세계섬문화축제 도민의견조사(세미나 토론회) 사업 전문가 라운드테이블이 23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3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토론에 앞서 좌장으로 참여한 제주도의회 김동욱 의원(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은 이 자리에 재단과 도 관계자(TF)가 아닌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한 뒤 “오늘 자리가 다양한 분야의 패널들이 참여해 여러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했는데 아쉬움이 많을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토론회는 재단 관계자와 섬문화축제 TFT 관계자들이 대부분 패널로 참여했고, 토론자로 참여한 이들도 문화축제 전문가로서 자신의 입장을 소신있게 전한다기 보다 TFT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에 그쳤다. 그나마 문화관광연구원인 토론자 한 명이 섬문화축제에 대한 소신 발언을 했지만, 그 마저도 “(지난 번)설문조사는 유도성은 없다고 본다. 도민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당장 접을 일도 아니다”라며 반대 의견에 대해 TFT 관계자들이 불쾌한 모습을 여지없이 내비쳤다.

이날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류정아 선임연구위원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이미 2번의 실패가 있고, 그 문제는 기획이 잘못됐다는 점이 아니라 특정기획사만 배불렀다는 것인데, 그건 굉장히 치명적인 것이다”며 “지금 계획안은 그럴 위험성은 전혀 없는 건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요즘 이런 축제 안한다. 국내외 축제 추세는 사람들이 때로 몰려다니는 축제가 아니라 자발적인 마을 축제 중심으로 이뤄지고 늘어나고 있는데, 갑자기 대형이벤트라니 너무 놀랍고 뜬금없다. 이건 몇몇 축제 전문가에게 물어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면서 “제주도는 이미 지역주민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축제들이 구석구석 있는데, 그 축제들이 잘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도는 제주도내 축제와 관련해 도민의견을 묻는 설문조사 이후 세계섬문화축제 관련 의견수렴을 위한 설문조사를 또한번 진행하겠다며 초안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지적이 있었다.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은 “실패 원인을 분석해 ‘새로운 축제를 가겠다’, ‘이런 비전을 담아내겠다’하는 과정을 바탕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축제를 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상반기에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주도 김현민 문화체육대회협력국장은 “설문조사는 섬축제 개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한 방법일 뿐이고 오는 6월까지 도민의 다양한 의견을 받기 위해 어떤 방안이 좋을지 고민해보겠다”며 여러 번의 토론 등 다양한 의견 수렴 자리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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