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읍 4·3 희생자 위령비 제막식 열려

▲ 제주4·3희생자유족회 남원읍지회(회장 현관철)는 지난 24일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에서 남원읍 4·3 희생자 위령비 제막식을 열었다.

“억울하게 떠난 희생자 영령들이시여 부디 영면하소서.”

1948년 제주 4·3 사건 당시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에서 억울하게 죽은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는 위령비가 69년 만에 세워졌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남원읍지회(회장 현관철)는 지난 24일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에서 남원읍 4·3 희생자 위령비 제막식을 열었다.

4·3 희생자 967명의 넋을 달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제막식은 위성곤 국회의원과 이중환 서귀포시장, 4·3 기관·단체장, 희생자 유족, 지역 주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과 보고, 주제사, 추도사, 추도시 낭독, 헌화·분향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현관철 남원읍 4·3희생자유족회장은 주제사를 통해 “엇갈린 이념과 뜻도 모르고 허울 좋은 국가 권력에 들판과 운동장, 모래밭 등에 물들었던 피, 쓰러진 억울함, 가슴에 응어리져서 못다 외친 함성들이 지금도 귓전에 맴돈다”며 “억울함과 원통함을 푸시고 용서로 화해하시고 영면하십시오”라고 원혼을 위로했다.

이중환 시장은 추도사에서 “4·3은 남원읍 지역도 예외가 아니어서 967명의 무고한 주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죽임을 당하는 비운을 겪어야 했다”며 “오늘 뜻깊은 남원읍 4·3 영령 추모 위령제와 위령비 제막식이 화합과 평화인권 신장에 기여함은 물론 유족 간의 친목 도모에도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성곤 의원은 추도사를 통해 “남원읍 관내 여러 장소에서 희생 당하신 4·3 영령을 추모하는 위령비 제막식을 봉행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4·3 희생자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높이고 후세대들과 가꿔나가는 등 제주 공동체의 해원과 상생의 길에 모두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원읍 4·3 희생자 유족들은 제주도 등 관계기관에 위령비 건립을 지속적으로 요청, 지난해 예산을 통해 남원읍 최대 피해 마을인 의귀리 2006번지 소공원에 4·3 희생자 976명의 명단을 새겨 넣은 위령비를 건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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