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수준 인상 제시 주정부와 협상 결렬…마크리 "의회선거 앞둔 정치파업"

▲ 아르헨티나 교사들이 급여 인상을 요구하는 48시간 한시 파업에 돌입했다. [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에서 교사들이 처우 개선과 가파른 물가상승률에 걸맞은 급여 인상을 요구하며 6일(현지시간)부터 48시간 동안 파업에 돌입했다고 라 나시온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전국의 국공립·사립 학교 교원 노조 소속 교사들은 개학일인 이날 수업 대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가두 행진을 벌였다.

노조들은 그간 주 정부 교육 당국과 올해 임금 협상을 벌이면서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40%를 웃돌았다며 이를 보상하려면 35% 안팎의 급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주 교육 당국은 절반 수준의 급여 인상률을 제시해 최종 협상이 결렬됐다.

실제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지역 교원 노조는 35%의 급여 인상을 요구했지만 주 정부는 18% 인상을 제시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교원 노조의 급여 인상 요구안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의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 12∼17%를 웃도는 수준으로, 향후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최종 협상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은행 노조는 지난달 올해 임금 협상에서 24.3%의 임금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은 "갈등을 풀기 원한다"면서도 "이번 파업은 올해 10월로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배경 아래 기회주의적으로 조직됐다"고 비판했다.

부정부패 일소와 경제 살리기를 내걸고 2015년 12월 취임한 중도 우파 성향의 마크리 대통령은 경제 회생과 고물가를 잡기 위해 여러 규제 완화와 긴축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정부가 전기·가스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줄이는 바람에 요금이 대폭 올라 국민의 불만이 커졌다. 유휴 인력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단행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대량 해고도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마크리 대통령은 정작 자신을 둘러싼 각종 부패 의혹이 제기되면서 도덕성에 상처를 입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일 최근 마크리 대통령이 자신의 아버지 회사를 사들인 콜롬비아 항공사 아비앙카에 신규노선 취항을 허가하는 등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법원에 수사 개시를 요청했다.

지난달에는 자신의 아버지 프랑코 마크리가 운영하던 회사와 정부가 체결한 부채탕감 협약에 따른 이해 충돌 의혹이 제기되면서 곤욕을 치렀다.

그는 지난해 4월에도 사상 최대의 탈세 의혹을 폭로한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에 두 차례나 언급됐다.

이에 마크리 대통령을 바라보는 아르헨티나 민심을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여론연구센터의 조사결과를 보면 마크리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8%로, 취임 후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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