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의 여파가 제주관광에 나타나고 있다. 중국 여유국(관광국)이 지난 2일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 중단과 크루즈의 한국 기항을 금지했다.

그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다. 이달 11일까지 제주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5만1450명으로 전년 대비 32.3% 감소했다. 크루즈의 제주기항 취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인 116만명을 실어왔던 크루즈의 제주 기항 취소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더욱이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들은 선박이 제주항에 입항했는데도 하선하지 않는 ‘애국심’을 보이고 있다. 국가나 국민들이나 하는 행태가 치졸하기 그지없다. 이러면서 ‘대국(大國)’ 운운하는 모습이 가당찮아 보인다.

그런데 제주관광은 중국인들이 기대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중국인들이 빠진 자리에 우리 내국인들이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내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년에 비해 15.6% 늘어난 31만423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내국인 관광객 증가율 4.9%보다 3배 이상 높은 실적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의 급감에도 불구하고 이달 전체 관광객은 36만5684명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중국인들이 없어도 제주관광이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음에 대한 증거가 아닐까 한다. 내국인들이 제주가 싫어서가 아니라 중국인들의 저가 물량 공세 때문에 항공기 자리가 없어 오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경험을 한 바 있다. 2015년 7월 ‘메르스 사태’ 당시 중국인 관광객은 83% 줄었으나, 덕분에 항공기 좌석에 여유가 발생하자 내국인 관광객이 35.4% 증가했었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차제에 제주관광 시장 구조 ‘개혁’을 제안한다. 중국인의 비율을 과감히 축소시켜야 한다. 저가의 중국 관광의 문제가 제주관광의 병폐로 자리하던 참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아야 하듯 관광시장의 ‘포트폴리오’도 더 이상 늦춰선 안 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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