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 퇴거로 촛불혁명의 1막은 완성됐다. 시민들은 “이게 나라냐”라며 촛불을 들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소식을 접한 국민들이 들고 일어섰다. 결국 현직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냈다.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을 만장일치로 인용한 뒷날인 지난 11일 오후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는 ‘20차 박근혜 탄핵 승리 제주도민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고생한 모든 촛불시민들에게 상장이 수여됐다.

제주에서는 지난해 10월 29일 처음 촛불집회가 열렸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집회는 제때 개최됐다. 총 20회 진행된 집회에는 시민 5만6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쓰러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기 위해 거리로 나선 것이다.

매회 수천 명이 운집한 촛불집회에서는 단 한 건의 불법과 충돌도 발생하지 않았다. 쓰레기도 없었다. 시민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염원하는 좋은 나라를 꿈꾸며 침착하게 헌재의 결정을 기다렸다. 그리고 헌정 사상 최초로 부패한 권력을 합법적으로 물러나게 했다.

도내 한 대학교수는 이를 두고 “한국사뿐만 아니라 세계사에서도 유례없는 자랑스러운 사건”이라며 “촛불명예혁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통령 퇴진 이후에도 아직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적폐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촛불혁명의 주역인 국민들의 의지와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국민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촛불을 들었다. “이게 나라냐”라는 촛불의 외침은 “이게 나라다”로 바뀌었다. 이제 촛불 행동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다.

‘촛불정신’은 궁극적으로 아름다운 공동체 실현을 위한 것이다. 촛불정신은 정치 영역을 넘어 사회와 문화 등 지역 곳곳의 삶의 현장으로 확산돼야 한다. 촛불혁명의 2막은 우리 주변의 생활환경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 넘쳐나는 쓰레기 줄이기 등에 시민들의 의지가 모아져야 한다. ‘촛불 정신’이 건설적인 에너지로 승화하면 제주는 보다 살기 좋은 지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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