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삶을 찾아 제주까지 왔어요. 도와주세요.”

남편의 지속적인 폭력을 참다 못해 주거지를 떠나 멀리 제주까지 온 A씨. 막상 제주에 왔지만 기댈 곳이 없었던 A씨는 무작정 경찰서를 찾았다.

상담을 맡은 동부경찰서 경찰관은 A씨에게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지 진단한 뒤, 여러 기관의 협조를 구했다.

오래도록 아픈 몸으로 생활해 왔지만 병원진료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한 피해자에게 당장 시급해 보이는 건 의료지원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숙식 제공 및 말소된 주민등록을 회복하는 등 A씨가 사회인으로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했다.

A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가정폭력은 이제는 더 이상 가정내 일이 아니라, 외부에서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사회 문제이다.

이에 경찰은 2015년 2월부터 경찰서에 여성청소년수사팀을 두고 가정폭력 사건 수사는 물론, 피해자 지원 및 가해자에 대한 재범방지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활동을 펼쳐 오고 있다. 가정폭력은 방치되면 반복되면서 악화되는 속성이 있다. 따라서 욕설과 단순 손찌검으로 시작된 행위가 무자비한 폭행으로 발전하고, 심지어 살인과 같은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못지않게 가해자에 대한 초기 성행 교정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1건의 치명적인 사건·사고 이전에 같은 원인의 29건의 작은 사고와 300건의 징후가 있다는‘하인리히 법칙’은 가정폭력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에 동부경찰서는 건강가정지원센터와 협업하여, 가정폭력 발생 초기 전문 상담요원의 가해자 면담을 통한 재범방지 제도를 시행한다. 가정폭력 가해자‘바로 상담 시스템’이 그것이다.

앞으로 경찰서에 전문 상담관이 상주하며 가정폭력으로 입건된 가해자를 면담한 뒤 가해자 성행 교정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경찰은 가정폭력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 뿐 아니라, 피해자 보호 및 가해자 성행 교정 노력을 배가하여 ‘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에 일조하고자 한다.

<제주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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