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업체 불참 관심 저조
주최 측 운영 미숙도 한몫

세계 유일의 순수 전기차 축제인 제4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그들만의 잔치’라는 평가를 받으며 23일 막을 내렸다.

지난 17일부터 서귀포시 여미지식물원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열린 전기차엑스포는 사전 준비 부족과 미숙한 행사 운영으로 개막 당일부터 우려를 자아냈다.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조직위원회는 이번 전기차엑스포를 ‘전기차의 다보스 포럼’을 지향하는 행사로 발전시키겠다고 했지만 국제 행사라고 보기에는 민망할 정도였다.

애초 200개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전기차엑스포의 규모는 148개사로 줄었다. 지난해보다 3개사 늘어난 것이지만 내용 면에서는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전기차 바람을 일으킨 미국 테슬라는 물론 독일 BMW와 일본 닛산 등 주요 업체들도 불참하면서 엑스포에 대한 관심과 호응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또 전기차 업계에서 영향력이 높은 중국의 업체와 인사들도 행사 참석을 취소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다.

그러나 행사 주최 측의 미숙한 운영과 추진 의지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현장에선 최소한의 ‘운용의 묘’조차 살리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친환경 전기차의 상징성을 감안해 여미지식물원 전체를 주요 전시장으로 활용했지만 전시 여건이 열악한 탓에 오히려 역효과만 났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식물원 외부에 설치된 흙바닥 천막 전시장에 부스를 마련해야 해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게다가 엑스포의 꽃으로 불리는 콘퍼런스를 여미지식물원에서 떨어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따로 개최해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여미지식물원 주변에 별도의 주차 공간을 마련하지 않고 관람객들이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인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셔틀버스를 이용하도록 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런가 하면 여미지식물원의 성인 입장료인 9000원 포함한 가격이라고는 하지만 2만원의 관람료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도 있었다. 제주도민은 사전 등록한 경우 무료 입장할 수 있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전기차엑스포 기자 간담회에서 “전기차엑스포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국제 행사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전면적인 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보다 오히려 퇴보하며 4회 만에 방전된 전기차엑스포가 ‘전기차의 다보스 포럼’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무조건적으로 덩치를 불리는 것보단 ‘내실’과 ‘기본’에 우선 초점을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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