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프로그램 화북행사 하루 전날에야 공지
‘아트올레’ 도민과 소통의 장 마련 취지 퇴색

행사의 방향 설정도 명확히 하지 못한 제주비엔날레가 오는 9월 개최에만 급급해 성급한 사전 행사를 진행하며 자충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사전 행사는 미술관을 벗어난 공간에서 도민과 예술적 소통의 장을 마련해 제주비엔날레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겠다는 기획인데, 하루 전날 행사를 알리면서 도민 공감대 조성을 위한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제주도립미술관(관장 김준기)은 23일 제주비엔날레 사전프로그램 ‘아트올레:화북’을 24일 오후 3시 제주시 화북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미술관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참여를 희망하는 도민들과 함께 매달 1회 씩 도내 곳곳의 예술가의 작업실을 답사하고 강연, 토론 등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열릴 예정이다. 그 첫 시작이 제주시 화북인데, 하루 전날 자료를 배포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미술관 측은 보도자료가 늦게 나왔을 뿐 홈페이지를 통해 이미 공지했다고 해명했지만, 본지 확인 결과 홈페이지에서도 이보다 단 하루 앞선 지난 22일 공고가 게시됐고 조회수도 45회(오후 3시)에 그친 상태다.

현재 제주비엔날레와 관련한 공식적인 계획(안)은 지난 1월 9일자 공개된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비엔날레 기본계획(안)’이 전부다. 지난해부터 제주비엔날레는 행사 추진 계획들의 잇따른 변동으로 행사의 가장 기본인 개최 일정도 수차례 변경되기도 했다.

미술관 측에 수정된 사안 또는 계획 중인 내용 공개를 요구했지만, 그 역시 이달 말 또는 4월 초 최종안을 발표하기 전까지는 내부 사안이라 ‘공개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도민 대상이기는 하지만 사전프로그램일 뿐이고, 세부 수립된 실행 프로그램은 나중에 공개한 뒤 진행할 것이다”면서 “9월에 개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홍보(사전행사)를 빨리 진행해야 하는 점 이해를 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아트올레’ 첫 사전행사는 화북 일대에서 김석윤 건축가의 진행하에 김광추 선생이 머물렀던 김석윤 가옥과 허문희 작업실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